2008년 12월 01일 월요일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 발표
  - 중·고교 학생선수 78.8% 폭력 경험, 63.8% 성폭력 피해 겪어 -
  - 폭력 경험 학생 56.4% " 운동 그만두고 싶다"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11월 19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2(11층)에서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중고교 학생선수의 학습권, 폭력, 성폭력 실태를 중심으로” 최종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이번 보고서는 전국 중·고교 학생선수의 학습권, 폭력, 성폭력 실태 전반에 관해 진행된 국내 최초의 포괄적 인권 실태 조사 보고서입니다. 실태조사를 진행한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은 이번 조사를 위해 2008. 5. 2.부터 11. 1. 까지 6개월간 전국 중·고교 남녀 학생선수 1,139명에 대한 설문조사, 30여명에 대한 심층 면접, 전문가 10인에 대한 인터뷰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드러난 학원스포츠 인권 실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폭력 실태
학생선수 78.8% 폭력 경험, 폭력 경험 학생 56.4% “운동 그만두고 싶다”
조사 결과, 전체 학생선수의 78.8%가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훈련과 상관없이 욕설 또는 폭력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5%의 학생들은 일주일에 1~2번 이상, △5%의 학생들은 매일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

행사사진1

한편, 폭력으로 인한 피해의 영향은 △“운동을 그만두고 싶게 만든다”는 응답이 56.4%로 가장 높고, △“화가 난다”는 응답이 45.3%였으며, △경기력 향상 등 폭력 필요성을 합리화했던 일반 통념과 달리 “연습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0.1%에 불과했습니다. 한편,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응답은 여학생이 66.4%, 남학생이 47.1%로 폭력이 여성선수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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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폭력의 행위자는 코치, 선배 순으로 나타났는데, 지도자의 폭력이 학생선수들간의 폭력과 구타 문화를 재생산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동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또한, 폭력의 주된 발생 장소는 훈련장과 합숙장소로, 앞으로 학원스포츠 폭력의 개선을 위해서는 선후배간의 위계질서와 ‘군기 잡기’ 등 비공식적 형태의 폭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례>
(지도자가) 뺨을 때려요. 별 이유가 없어요. 초등학교 1학년짜리 쌍둥이 있거든요. 피하다가 고막이 나가가지고 수술했거든요. 그러면 안 때려야 되잖아요. 작심삼일이에요. 삼일 지났다가 또 때려요... [중3, 농구]

(지도자가) ××년아, 니 그럴 거면 꺼지라면서, 그리고 니는 뭐 이렇게 살면 나중에 인간 대접도 못 받는다면서 막 뭐라고... 진짜 싫고...[중2, 핸드볼]

선생님한테 선배가 혼났을 때 (선배가) 정말 선생님하고 똑같이 대가리 박으라고 하고 발로 밟고 그러지요...[고3, 농구]

2. 성폭력 실태
학생선수 63.8% 성폭력 피해 경험, 강간 피해 사례도 12건
성폭력 피해의 경우, 전체 조사대상자의 63.8%가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유형별로는 △언어적 성희롱이 58.3%로 가장 높았고, △강제추행도 25.4%로 높았으며 △심지어 강간 및 강제적 성관계 요구 사례도 각각 1%(12명)와 1.5%(17명)로 나타났습니다.

피해 장소는 주로 합숙소나 기숙사였으며, 특히 친구, 선후배간 성폭력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별도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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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성폭력 피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응답 역시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가 46.7%, △“화가 난다”가 45.9%, △“수치스럽고 모욕감을 느낀다”가 41.8%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남학생은 “화가 난다”는 응답이 53.1%로 가장 많은 반면 여학생은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응답이 54.7%로 여학생이 성폭력 피해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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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폭력에 비해 성폭력에 대한 대처는 적극적인 편입니다. △59.6%가 “싫다고 분명히 말하고 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43.3%는 “가족, 선생님, 친구 등 주위의 도움을 구한다”, △30.1%는 “화를 내고 자리를 떠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폭력의 경우는 체벌로 인식해 수용성이 높지만 성폭력은 그렇지 않다고 인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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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에 대처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33.2%가 “불만을 말하면 선수생활에 불리할 것 같아서”, △16.3%는 “그런 이유로 운동부를 그만두고 싶지 않아서”라고 대답해 운동선수 생활에 대한 위협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또한, △31.9%는 “수치스럽고 당황해서”, △29.7%는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서”, △29.5%는 “말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하여 피해 현장에서 학생선수들이 적절한 대응 방식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며,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제대로 된 해결책이 없다는 현실 인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례>
운동할 때 감독님이 수비는 이렇게 하라면서, 어쩔 때 막 (옆구리를 가리키면서) 여기 만지고 가슴 만지고... 만지는데 한 번쯤은 우리가 실수로 만졌겠다 이렇게 생각했는데요. 그 다음에도 할 때요, 계속.. 정말 기분 나빠요... [여중2, 핸드볼]

우리가 학교 합숙소에서 밥을 먹고 있으면 감독 선생님 와서요, 막 우리 훑어보고 우리 무릎 위에 막 앉고. 우리 보고 흰머리 뽑아라, 다리 주물러라, 어깨 주물러라... 한 번은 소풍 가자고 했는데 뽀뽀하면 해준다고, 우리가 안 하고 있으니까 그러면 운동 더 빡세게 야간까지 한다고 그래가지고 다 했어요...[여중2, 핸드볼]

옷을 벗으라고 하고 그냥 몸 만지는데요.. 여기 중요부위 같은데요. 아무 때나 그러는데요. [남자]선배도 예전에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있대요. (선생님은 아세요?) 선생님도 가끔씩 그러시는데요...[남중2, 배구]



3. 학습권 실태
“더하기 빼기부터 하고 싶어요”(고2 학생선수)
수업 참여 시간 - 시합 있을 때 하루 2시간, 없을 때 4.4시간
국가인권위 실태조사 결과 중, 고교 학생선수들의 정규수업 참여시간은 시합이 있을 때 평균 2시간, 시합이 없을 때는 4,4시간 정도로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82.1%의 학생들이 수업결손에 대한 보충수업은 받지 못한다고 응답하는 등 학습권 침해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학습권에 대한 면접조사 결과는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더욱 심각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많은 학생선수들이 오전 수업 정도를 들어가지만, 그마저도 전지훈련이나 대회 참가를 하고 오면 진도를 못 따라가기 때문에 실제 수업 참여는 하지 않고 인터넷을 하거나 잠을 잔다는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전국소년체전 참가는 운동부 학생들이 공부를 포기하게 되는 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과외 공부를 하거나 보충 공부를 하려 해도 일부 지도자는 오히려 눈치를 주고, 일부 체육고의 경우는 아예 교과과정에서 상당수 교과의 교육을 생략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학습을 이수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진술도 나타납니다. 심지어 어떤 고등학생선수는 스스로를 ‘더하기 빼기’부터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사례>
제가 저번에 [중학교 때] 과외를 했었는데요, 더하기 빼기부터 하고 싶다고 이랬거든요. 되게 쪽팔렸어요. 자존심도 상하고... [여고2, 배드민턴&골프]

5학년 정도 되면 소년체전이라는 게 있어요. 거길 붙으면 그 전에 한 달 전부터 합동훈련하고 적응훈련 다니고... 그러면 수업을 빠지니까 점점 성적이 떨어지잖아요. 그럼 어떻게 채울 수가 없으니까 운동이라도 해서 그걸로 밀어붙이고 나가라. 이러고...[여고1, 양궁]

4. 정책 제언
“학생선수 인권종합대책” 필요
이번 실태조사는 학생선수 인권 관련 정책이 여전히 미흡하고, 특히 폭력,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 정책이 시급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폭력, 성폭력 예방 및 학습권 보장 등 학생 선수 인권 향상을 위해 2007년 국가인권위 권고안에 기반한 △최저학업기준인정제, △체육특기자제도 개선, △수업 결손 금지, △합숙소 개선, 전국(소년) 체육대회 개선 및 유소년 축제로 전환,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등의 강력한 집행이 요구됩니다.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결과와 기존 정책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인권적 관점’에 입각한 학원스포츠 정책 전환, △인권침해 예방 및 인식 개선 정책 마련, △피해자 보호 및 지원 정책을 병행하는 “학생선수 인권 종합대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학생선수 인권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주요 정책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행사사진1

앞으로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보고서의 정책제언을 바탕으로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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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첨 1. 해외 선진 사례 : 미국, 호주, 스코틀랜드

이번 보고서는 향후 정책적 시사점을 위하여 미국, 호주, 스코틀랜드 등 해외 선진국들의 학생선수 인권 보호 정책 사례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미국 NCAA, NFHS, IMG의 학생선수 인권 보호 정책
NCAA(미국대학체육연맹)는 학생선수의 대학 입학 요건으로 16개 또는 14개의 핵심과목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고, ACT와 SAT 시험에서 일정한 기준을 요구합니다. 대학 입학 후에도 일정 기준의 GPA 점수를 요구하며,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대학 스포츠 선수로 활동할 수 없습니다.
NFHS(미국고등학교체육연맹)도 선수자격에서부터 학습능력을 매우 중요한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고, 공부와 운동의 병행을 위해 한 주에 20시간 이상 운동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NFHS는 “학교운동부 성폭력예방 십계명”을 만들어 예방교육과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문 교육기관인 IMG 아카데미는 최고의 운동선수 양성을 목표로 하면서도 학업 성취를 매우 중요시합니다. 특히 학생들이 운동과 학습을 병행하도록 격려하고 지도하는 코치의 역할을 매우 중시하고 있습니다.

㉠ 성적 농담 금지: 교사와 코치들은 학생 혹은 학생선수 앞에서 성적인 의미를 내포한 언어 혹은 노골적으로 성적인 농담을 결코 해서는 안 된다.
㉡ 성적인 영상물 제공 금지: 교사와 코치들은 학교를 포함한 어떠한 환경에서든 결코 학생선수 앞에서 명백한 성적 표현 혹은 음란 사진이나 자료를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 과도한 사적 대화 금지: 교사와 코치들은 학생선수에게 직접 혹은 전화상으로 지나친 사적 대화를 피해야 한다.
㉣ 과도한 사적 편지, 선물 등 금지: 교사와 코치들은 과도한 사적 편지, 이메일 혹은 선물을 전달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 신체나 외모에 대한 언급 금지: 교사와 코치들은 학생선수에게 복장이나 구체적인 신체적인 특성과 같은 신체적 외모에 대한 언급을 피해야 한다.
㉥ 신체 접촉 최소화: 교사와 코치들은 학생선수와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신체적 접촉을 피해야 한다.
㉦ 단둘의 차량 동승 금지: 교사와 코치들은 학생선수를 집에 혼자 혹은 단체일지라도 차를 태워 집에 데려다주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 학교 밖에서 1대1 만남 금지: 교사와 코치들은 학교 밖(특히, 학생선수의 집)에서 학생선수와 1대1 만남을 피해야 한다.
㉨ 단체여행 시 보호자 동행: 교사와 코치들은 학생선수와 함께 단체 여행 시 보호자의 사전 동의와 성인보호자와 동행해야 한다.
㉩ 사적인 데이트 절대금지: 교사와 코치들은 어떠한 환경에서든 결코 학생선수와 데이트해서는 안 된다.
NFHS, <학교운동부 성폭력 예방 십계명>


2) 호주체육회의 아동 인권 보호 정책
호주는 체육회(Australian Sports Commission) 차원에서 2001년부터 스포츠 현장에서 발생하는 괴롭힘, 차별, 아동 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스포츠 전략을 수립하고, 체계적인 가이드라인과 매뉴얼, 체크리스트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3) 스코틀랜드정부의 “Child Protection in Sport" 프로그램
스코틀랜드는 영국(UK) 전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스포츠 활동에서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환경 만들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며, 상세한 학생선수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잇습니다.



[참고자료] 국가인권위원회“스포츠 분야 인권 향상 사업”

국가인권위원회는 스포츠 분야 폭력, 성폭력 등 인권 문제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인권 현안으로 보고, 올해 조사와 상담, 정책연구, 교육과 협력 등 다각도의 활동과 역량을 집중하여 “스포츠 분야 인권 향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위원회는 올해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뿐만 아니라 현장의 인식 개선을 위해 학생선수, 지도자, 학부모 대상의 스포츠 인권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전국 12개 지역에서 실시하였다. 또, 1331 인권상담전화를 통해 스포츠 인권침해 사례를 접수받아 조치하고 있으며, 피해자에 대한 특별 상담·지원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한체육회와 협약을 맺고, 관계 기관 및 전문가들과 사회적 협력 체계를 발전시켜오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전국의 학부모들과 모범적인 스포츠 지도자들을 모시고 1박2일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학생선수와 지도자, 학부모, 그리고 지역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만남의 장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변화를 요구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들을 경청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경험은 오랜 동안 비인권적 관행과 구조에 놓여있던 스포츠 분야에서도 인권 가치의 실현을 향한 긍정적 변화가 충분히 가능하며,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우리 위원회는 스포츠 현장에서 실제적으로 인권 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스포츠 분야 인권 실태에 관한 후속 기획조사를 추진하고, 스포츠 인권교육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 선진국들의 정책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실효성있는 스포츠 분야 인권보호 가이드라인과 매뉴얼도 마련하여 현장에 보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스포츠 분야 인권 향상 사업>

중고교 학생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실시
- 전국 단위의 학습권, 폭력, 성폭력 실태조사를 통해 정책 대안 제시

학생선수, 지도자, 학부모와 함께하는 스포츠 인권교육 국내 첫 실시
- 전국 12개 지역 학생선수 1,500명, 지도자 700명, 학부모 300명 참가
- 장윤창, 최윤희, 황영조, 전이경 등 스포츠 스타들도 강사 참여

스포츠 인권침해 제보 접수 및 피해자 상담 지원프로그램 운영

- 1331 인권상담전화, 인터넷 등을 통해 20여건의 스포츠 폭력, 성폭력 피해 사례 접수
- 전문적인 상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자들의 치유와 재적응 지원

대한체육회와 “스포츠 분야 인권 향상을 위한 협약” 체결

전국 학부모, 지도자 워크숍을 개최하여 모범사례 발굴, 확산

스포츠 분야 가이드라인 제정 및 핸드북 발간(내년초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