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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유치장은 인권의 사각지대

  • 담당부서홍보협력팀
  • 등록일2003-03-18
  • 조회수4737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교도소인권모임에 의뢰해 2002년 10월부터 4개월간 유치장 시설환경 인권실태조사를 벌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유치장 피구금자 (2002년 기준 기 피구금자 80명·조사 당시 피구금자 20명·계 100명) 유치인보호관(10명) 유치주무자(10명) 등을 상대로 한 면접조사와, 서울·경기·인천지역 경찰서 10곳에 대한 시설방문조사로 나누어 진행됐습니다.

  2001년 한해 동안 전국 231개 경찰서유치장 수용인원은 1,332,056명으로 하루 평균 3,600여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유치장은 사회적 감시와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됐고 유치장 실태와 관련된 체계적인 조사연구도 거의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경찰서 유치장을 특화하여 시설 및 운영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는데 의의가 있으며, 향후 경찰서 유치장 인권실태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와 법제도 연구의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채광·조명·습도·냉난방 등  유치인들이 생활하는데 전반적으로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설방문조사 결과 유치장설계표준규칙(경찰청예규 제65호)이 명시한 의무실과 운동장을 둔 유치장은 단 한 군데도 없었으며, 채광·조명, 환기·습도 등도 열악했습니다("채광창이 없다" 84%, "조명이 매우 어둡다 또는 어둡다" 61%, "조명의 밝기가 고르지 않다" 86%, "환기상태가 불쾌하거나 매우 불쾌하다" 49%). 또한 습도조절 장치를 갖춘 곳은 거의 없었으며, 냉난방이 전체적으로 고르지 않고 온도의 편차가 심해 적정온도가 유지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온수·목욕   "온수의 공급이 적절한가"라는 질문에 "유치실내 수도시설에는 공급되지 않는다" 22.2%, "전혀 공급되지 않는다" 54%였습니다. 또한 목욕시 "신체의 일부나 전부노출"이 50%로 나타나 상당수 유치인들이 유치실내 수도시설에서 다른 유치인들에게 노출된 채 씻거나 차폐시설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씻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편 목욕(샤워)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경우도 31.9%에 달했습니다.

  3. 침구  침구의 위생상태는 매우 열악했습니다. 침구에서 먼지가 많이 나고 세탁 및 보관방법이 적절치 않았으며, 불쾌한 냄새가 나고 촉감이 대부분 눅눅했습니다. 이는 전염병에 상시 노출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침구의 일괄보관" 87.9%, "위생상태가 더럽거나 매우 더럽다" 66%).

  4. 화장실  "차폐막 높이가 낮거나 매우 낮다"가 83%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유치인들은  처음 며칠 동안은 용변을 참고  어쩔 수 없이 화장실에 들어가면 낮은 차폐막 때문에 몸을 구부려야만 옷을 내릴 수 있고  유치인보호관과 눈이 마주치면 민망한 생각에 얼른 고개를 돌리고  용변 보는 소리가 그대로 노출돼 몸서리를 친다는 등의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심지어 화장실 배수장치가 유치실 외부에 설치돼 있어 용변을 볼 때마다 유치인보호관이 물을 내려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5. 급식  경찰청은 관식의 경우 쌀과 잡곡의 비율이 8:2인 밥과 1식 3찬을 지급하고 있으며, 1인 1식비는 약 866원(일본은 1998년 기준 약 3,700원)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다수의 유치인들은 "관식의 질이 부실하거나 형편없다"(93.7%)고 답했습니다. 또한 사식에 대해서도 "값과 질이 모두 불량하다"는 의견이 41.1%에 달했습니다.

  6. 변호인 접견  부적합한 시설 등으로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이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접견장소와 관련 "별도로 마련된 변호인 접견실"(59.3%)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수사과장실 등 수사과 사무실"(37%)이라고 답한 사람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별도의 시설이 마련됐다 하더라도 독립된 공간이 아니라 대부분 수사과내 한쪽 공간을 사용하는 수준이었고, 심지어 수사과에 있는 소파 또는 수사계장실을 접견장소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편 변호인 접견시 경찰관이 입회하거나(18.5%) 시간을 제한한다(9.3%)는 사례도 조사됐습니다.

  7. 의료  대부분의 유치장이  의무관이나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갖춘 직원이 전혀 없고  의무실 또는 의료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으며  연간 30만원 정도의 예산으로 유치장 수용자들의 의료비를 충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플 때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가 5.7%인데 비해 "아니다"는 31.8%였고, "진료를 받을 수 없었다면 어떻게 했는가"라는 질문에 "그냥 참았다"가 29.6%나 됐습니다. 한편 "입감 전부터 병을 앓고 있었던 경우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무려 63%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8. 여성·장애인·외국인 처우  여성 전용 유치실의 경우  구획이 분리되지 않아 남성 유치인보호관과 남성 유치인들에게 일상생활은 물론 화장실 사용까지 노출될 수 있고  대부분 여성 유치인보호관이 근무하지 않아 생리중인 경우 곤란을 겪고  화장품이나 빗 등 생활용품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여성 유치인들의 생리대 사용실태와 관련  58.3%가 "개인적으로 구매한다(면회인의 차입 등)"고 답했고, 필요한 상황에서 즉시 공급받지 못했으며  대부분 남성유치인보호관을 통해 요청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여성전용 탈의실·목욕실을 설치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장애인용으로 휠체어나 목발을 비치해 두거나 유치실 내에 좌변기를 설치해 놓은 곳도 있었지만, 유치장 및 유치실의 구조상 대부분 휠체어를 사용할 수 없는 조건이었으며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전혀 없었습니다. 또한 외국인의 의사소통을 위한 통역장치 등도 마련돼 있지 않았습니다.

  9. 신체검사  경찰청이 최근 신체검사와 관련해 규칙을 개정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 취했지만, 실태조사 결과 대부분의 유치인들은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 "성적수치심을 느꼈다" 등 한결같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혀 아직까지도 신체검사를 둘러싼 인권침해 시비가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 권리구제  "권리구제 방식에 대한 고지 유무"에 대해 "그렇다"가 48.5%인데 비해 "아니다"는 50.6%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권리구제를 위해 법전이나 관련 서적의 구독 여부에 대해서 "전혀 볼 수 없다"가 60.5%에 달했습니다.

  11. 유치인보호관의 근무조건 등  유치인보호관의 수 및 근무형태는 경찰서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근무환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치인보호관의 수가 적어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47.3%, 유치인보호관의 태도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유치인이 77.6%로 나타났는데 이는 유치인보호관의 열악한 근무조건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유치인보호관들은 "근무시간 과다" "근무인력 부족" 등을 주요한 불만으로 꼽았습니다.

  12. 유치장근무 인력배치 및 교육  유치장근무 인력배치 및 교육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치장업무는 일반적인 경찰업무와 다른 특화된 영역임에도, 그에 따른 제도적 장치가 없어서 대부분의 유치인보호관들은 유치장 근무를 순환보직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유치인보호관에 대한 교육 등의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아 유치인보호관들은 유치인의 인권보호보다 "사고방지 및 선도"를 중시했습니다.

  "교도소인권모임"의 경찰서 유치장 시설환경 인권실태조사 보고서는 유치인들에게 헌법 등에서 보장된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유치장 시설환경 및 처우에 대한 개선  유치장 관련 법규의 재정비  구금과 수사의 철저한 분리  신체검사에 대한 엄격한 규정 마련(참고로 경찰청은 2003년 1월 25일 "피의자유치및호송규칙"을 일부 개정해 신체검사의 종류를 외표검사·간이검사·정밀검사로 나누어 시행하고 있다)  변호인 접견권 등 외부교통권의 실질적 보장  효과적인 권리구제 수단의 마련  유치장 근무자에 대한 엄격한 규정  유치장에 대한 관리감독 및 감시체계 마련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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