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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인권 [2018.04] 청소년을 위한 인권 에세이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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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구정화
펴낸 곳 해냄

 

구정화 교수가 들려주는 살아 있는 인권 이야기

청소년을 위한 인권 에세이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자극이나 사건에 대해 작은 요소에서도 인권적인 부분을 발견하고 적용하면서 인권을 고려하는 것을 인권 감수성이라고 한다. ‘애들은 때려야 바르게 큰다’ 혹은 ‘학생은 교복을 입고 두발도 규제해야 한다’ 같은 말을 들었을 때 거부감이 든다면 인권 감수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권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권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인권 교육’의 문제가 미묘하다. ‘그걸 배워야 할 필요가 있어? 모든 사람은 존엄한 인권을 가지고 있으며 모두 평등하다는 걸 배워야 알아?’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인권은 너무 어려워서 잘 모르겠어’까지, 그리고 그사이에 ‘인권이 뭐가 그렇게 소중해?’ 혹은 ‘누구는 인권을 주면 안 된다’까지. 어쨌거나 많은 사람이 각자의 의견을 말하는 포털 사이트의 댓글이나 SNS 상에서의 발언을 보면 아무래도 인권 교육은 필요할 것 같다. 그것도 가능한 한 일찍. 그리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이미 성인인 된 이에게는 더 필요할 것 같다. 경인교육대학교에서 사회교육을 가르치는 구정화 교수의 책 <청소년을 위한 인권 에세이>는 인권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이에게 필요한 책이다. 기본적으로는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어려운 단어나 내용은 별도로 해설이 되어 있으며 각 주제에 대해 토론해볼 수 있는 주제를 정리한 별도의 제안 코너도 있다. 하지만 청소년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인권에 대해 사전적으로나 전문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인간의 존엄이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해 인권의 개념에 대한 포괄적인 정의를 실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다음 사례들에서 인권 침해 상황은 어떤 것일까요? 한번 생각해봅시다.
사례 1. 길을 가다 다른 사람과 어깨가 부딪혀 넘어졌다.
사례 2.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 때문에 나만 못났다는 생각이 든다.
사례 3. 길을 가는데 갑자기 경찰이 와서 신분증을 보자고 한다.
사례 4. 엄마는 늘 내 의견은 묻지도 않고 내 옷을 사 오신다.
사례 5. 나보다 힘센 우리 반 아이가 매일 나에게 빵셔틀을 시킨다.
사례 6. 범죄 사실이 확정되기 전에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된다.
                              (책 22쪽 중 발췌)

 

책은 질문한다. 이 사례 중 몇 가지가 인권을 침해한 사례일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제시된 상황이나 설정을 보아서는 중학생을 기준으로 쓰인 듯하지만 인권을 어렵게 생각하거나, 개인의 자유와 인권 침해를 구분하지 못하겠다면 연령대의 구분 없이 읽기 좋은 책이다. 만약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온 가족이 돌아가며 읽을, 아니 읽어야만 할 책이기도 하다. 특히 청소년을 위한 인권 책이니만큼 청소년 인권에 대한 장도 잘 갖추고 있다. 청소년의 권리, 학교 안의 체벌과 표현의 자유, 청소년 노동권, 선거권에 대해 잘 정리하고 있다. 청소년을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간’이라는 뜻의 미성년으로 부르며, 사회나 학교가 통제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과연 옳은 것인지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이 꼭 알고 있어야 할 18세 미만 연소근로자의 표준계약서 양식도 수록했다.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제목이 붙었다고 유치하게 볼 것이 아니다. 가장 기초적인 인권 의식은 쉬운 언어로 이야기할수록 더 와닿는다. 인권을 이야기하며 잘못된 상황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을 ‘프로불편러’ 혹은 ‘인권팔이’라고 조롱하는 이들도 결국 인권에 대한 오해나 몰이해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그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을 한 권 말하라면 이 책을 꼽고 싶다. 

 

화면해설.

이 글에는 청소년을 위한 인권에세이 책 사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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