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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동행 [2021.08] ② 차별금지법 제정의 공감대와 필요성을 조성하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공동행동’ 사업

 

지난해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단체 공동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지구대·파출소·치안센터의 장애인 접근성 모니터링 사업을 진행했다. 모니터링단의 80%를 장애인으로 구성하고, 전국의 지구대·파출소·치안센터의 50% 이상을 전수 조사했다. 송용헌 씨는 이 사업에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변화의 마중물을 만들어나가는 일을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평등버스·성명서 제출·1인 시위 활동을 진행하다

 

평등버스·성명서 제출·1인 시위 활동을 진행하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해 4월부터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의 대표 활동은 ‘전국 순회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버스’(이하 ‘평등버스’)이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라는 슬로건과 ‘장애, 인종, 성별’ 등의 차별 사유를 랩핑해 제작한 평등버스는 지난해 8월 17일부터 29일까지 약 2주간 전국 25개 지역을 순회했다. 서울에서 출발해, 춘천-원주-충주-청주-세종-대전-포항-대구-부산-울산-창원-순천-목포-제주-광주-익산-전주-홍성-아산-천안-평택-수원-안산-인천을 걸쳐 다시 서울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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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진희 활동가 (우)지오 활동가

 

평등버스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버스는 사연을 싣고’라는 사연신청을 운영하고 전체 일정을 카드뉴스와 동영상뉴스로 제작해 순회 기간 동안의 활동을 홍보했다. 주요 활동으로 지역의 반차별 활동의 이슈를 알릴 수 있도록 활동가를 인터뷰하고, 기자회견과 간담회를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차별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받은 사연을 소개하거나 발언 자리를 마련하고, 지역 문화재나 광장에 모여 플래시몹, 율동, 노래 등도 선보였다. 평등버스의 모든 활동들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소속 단체인 ‘연분홍TV’를 통해 매일 라이브 방송으로 전국에 전파됐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힘든 탓이었는지 방송은 미리 공지되지 않고 때에 따라 미뤄진 적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람했다. 이진희 공동집행위원장이 사업 참여 계기에 대해 밝혔다.

 

“지난해 장혜영 의원이 차별금지법을 법제사법위원회의 발의하고, 국가인권위원회도 제정을 촉구하는 의견 표명을 했습니다. 2006년 입법 추진을 권고한 이후 14년 만이었지만, 여전히 차별금지법 제정은 유예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 많은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차별의 문제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리고, 인권단체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에 지지하고 있는 지역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고 싶어 이번 사업을 기획하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차별금지법 발의와 의견 표명을 환영하고, 전 사회적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조직해 국회에 발송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학계의 지지 성명도 함께 조직되어 차별금지법을 다양한 계층과 영역에서 요구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리고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시민들의 사전 신청을 받고, 2인 1조로 번갈아 가면서 1인 시위를 하는 ‘평등열차에 탄 사람들’이란 시민행동을 진행했다. 시위는 지난해 7월에 진행되어 113명이 참여했는데, 마감 이후에도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싶다는 시민들의 문의가 이어질 정도로 차별금지법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차별금지법 제정의 공감대와 필요성을 조성하다

 

차별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평등버스를 통해 전국 조직으로 그 역량이 확대됐다. 또한 사람들이 차별금지법을 모두를 위한 법으로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차별금지법 제정의 기반을 만들었다는 큰 성과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평등열차를 탄 사람들’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 만큼 화제가 되어 SNS에 공개되고 언론에 기사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알릴 수 있었다.

 

물론 이번 사업이 단시간 안에 차별금지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모두의 찬성을 이끌어낼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를 움직이는 힘을 한층 더 쌓은 것은 분명하다.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을 전국에서 어떻게 펼칠지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고, 차별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드러내는 동시에 차별을 말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사업에 참여한 지오 공동집행위원장이 말을 덧붙였다.

 

“평등버스를 순회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중 전주에서 에이즈 감염인이라며, 경험한 차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 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이야기가 너무 감동적이거나 대단하기보다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를 살아가면서 ‘내가 어떤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대단히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평등버스 운행이 특별한 용기나 결심이 아니어도 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 같아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이번 사업에서 얻은 힘을 발판 삼아 ‘차별금지법이 무엇인가’, ‘차별금지법이 왜 필요한가’, ‘차별금지법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제정되어야 하는가’ 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9월에 예정된 국회감사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공청회를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두 활동가의 답변은 같았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어떤 사람들의 차별 발언을 가로막는 것보다는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많은 분들이 동참하길 바랍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평등의 약속입니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활동 모습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활동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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