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 > 인권위소식 > 제11회 인권보도상 수상작 선정

인권위소식 [2022.03] 제11회 인권보도상 수상작 선정

한겨레 <기후위기와 인권> 대상 외 본상 수상작 5편

국가인권위원회는 한국기자협회와 공동으로 제11회 인권보도상 수상작을 선정하여, 3월 2일 오전 11시 한국언론진흥재단 기자회견장에서 시상식을 개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우리 사회의 인권을 보호하고 신장하는 데 공헌한 보도를 발굴·포상하여 인권문화 확산에 기여하고자 2008년부터 2011년까지 ‘10대 인권보도’를 선정·시상하였고, 2012년부터 ‘인권보도상’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언론계, 학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그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인권 문제를 발굴한 보도, 기존의 사회·경제·문화적 현상을 인권 시각에서 새롭게 해석하거나 이면의 인권 문제를 추적한 보도 등을 중심으로 수상작을 선정하였다.
각 수상작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해당 기사와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인권> 보도사진 - 2020년 9월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울산 태화강이 범람해 둔치와 주변 도로가 물에 잠겨 있는 모습 ⓒ 연합뉴스
<기후위기와 인권> 보도사진 - 2020년 9월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울산 태화강이 범람해 둔치와 주변 도로가 물에 잠겨 있는 모습 ⓒ 연합뉴스

 

대상 수상작 <기후위기와 인권> (한겨레)

최우리, 이근영, 김정수, 김민제 기자

대상 수상작 QR코드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기후위기가 환경, 과학 영역을 넘어 평범한 사람들의 건강, 주거, 경제활동을 위태롭게 만든다는 점을 다루었다. 기후변화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 삶의 현장을 찾아 기후위기는 결국 불평등, 정의의 문제라는 현실을 드러내고 인권의 관점으로 기후위기를 풀어낸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기후변화와 인권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를 발굴하고 꼼꼼한 해외취재로 완성도를 높였으며, 인권침해를 호소하는 미래세대와 개발도상국 주민의 목소리를 성실하게 담은 과정도 높게 평가했다.

수상 소감

“기후위기는 모두의 인권 문제… 희망을 잃지 않고 도움되는 기사 쓸 것”

<한겨레>는 2020년 4월 국내 언론사 최초로 기후변화팀을 만들었습니다. 기후변화팀 기자들은 기후위기 문제가 단지 과학자들이 밝혀낸 연구 성과이나 이념적 투쟁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기후위기는 모두의 인권 문제이며, 시급하게는 더 가난하고 약한 이들의 인권 문제에 닿아있다는 것을 기록하고 대안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평범한 내 이웃과 내 가족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라 지나치기 쉬운 문제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동을 포함한 미래세대에게 기후위기는 불안한 내일을 의미했습니다. 비싸고 좋은 집은 바라지도 않았는데, 안전한 집조차 구하기 힘든 이들에게는 그 자체로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이었습니다. 또 삶을 지속가능하게 해주는 노동, 경제 영역에서도 많은 이들의 삶을 뒤흔들 위협적인 요소였습니다. 이미 그 피해를 호소하는 전 세계 많은 시민들은 이 변화가 인권의 문제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문제를 함께 이야기하는 섬세한 시민들의 외침을 기록했을 뿐인데, 큰 상을 받아 기쁘고 감사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기후 문제는 여전히 주류가 아니지만, 기후변화팀 기자들 역시 희망을 잃지 않고 도움 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우리 기자)


 

<경기도 난민 취업 실태> 보도사진 - 국내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근무기간 만료로 귀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 경기일보
<경기도 난민 취업 실태> 보도사진 - 국내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근무기간 만료로 귀국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 경기일보

 

본상 수상작 ① <경기도 난민 취업 실태> (경기일보)

장영준 기자

본상 수상작 ① QR코드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들 중 취업에서 현저히 차별을 겪는 난민들의 실태를 조명하여 구체적인 실상을 알렸다. 특히 국내에서 난민 거주자가 가장 많은 경기도를 중심으로 지자체에 난민 취업 관련한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고, 법무부엔 통계조차 없다는 문제점을 지적해 난민정책에 대한 사회인식을 환기시켰다.

수상 소감

“난민 인권 문제 심각… 낮고 어두운 곳 들여다볼 것”

지난해 3월, 처음 난민 취재를 기획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큰 상을 받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얼떨떨하기만 합니다. 당시 난민의 취업 문제를 다뤄야겠다는 생각은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취업 문제를 살펴보던 중 우연히 난민이 떠올랐고 이 두 가지를 접목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난민들의 인권 문제를 조명해보겠다는 거창한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취재를 하고, 직접 난민들을 만나면서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이들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관심이 없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관련 기사도 없었고, 기본적인 통계나 현황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난민들이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수입은 얼마인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막막한 취재가 이어지면서 그냥 대충 지면이나 채울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보도해줘서 고맙다” “쉽지 않을 텐데 끝까지 잘 마무리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격려 덕분에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낮고 어두운 곳을 들여다보는 기자가 되기로 다시 한번 결심해 봅니다. (장영준 기자)

 

<발달장애인 치료감호소 장기수용 사건 연속 보도> 보도사진 - 2021년 3월 3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장기 치료감호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 및 장애인차별 구제소송 관련 기자회견 모습 ⓒ 연합뉴스
<발달장애인 치료감호소 장기수용 사건 연속 보도> 보도사진 - 2021년 3월 3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장기 치료감호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 및 장애인차별 구제소송 관련 기자회견 모습 ⓒ 연합뉴스

 

본상 수상작 ② <발달장애인 치료감호소 장기수용 사건 연속 보도> (경향신문)

이보라 기자

본상 수상작 ② QR코드외부의 도움 없이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힘든 발달장애인의 부당 장기수용 문제를 1년에 걸쳐 추적하였다.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지만 치료감호라는 명목으로 치료감호소에 11년간 수용되어 있었던 발달장애인 A씨의 사례를 심층 보도하고, 이후 치료감호소의 또 다른 발달장애인 B씨의 사례를 추가 취재하였다. 보도를 통해 시민단체의 기자회견과 조력을 이끌어냈으며,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치료감호라는 부당한 제도에 맞서 국가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려 장애인 인권 향상에 기여했다.

수상 소감

“형기 이상, 발달장애인 치료감호소 장기수용 인권침해… 시선 놓지 않을 것”

발달장애인 치료감호소 장기수용 사건을 취재를 시작한 건 한 통의 전화 때문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장애인의 권익 향상을 위해 애써온 최정규 변호사가 연락해왔습니다. 징역 1년6개월형을 선고받은 발달장애인이 11년이 다 되도록 치료감호소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발달장애인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건 정해진 형기 이상으로 갇히는 건 인권침해입니다. 자유가 박탈된 치료감호소 수용은 사실상 교정시설 구금과 같습니다. 취재를 막 진행하려던 차에 공교롭게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최 변호사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이 문제를 제기하자마자 이 발달장애인은 법무부 치료감호 종료 심사에서 통과하게 됐다. 수년간 번번이 심사에서 탈락해왔지만 외부에 문제를 제기하니 곧바로 집에 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일은 또 벌어졌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또 다른 발달 장애인도 언론 보도와 기자회견이 있었던 직후 종료 심사에서 통과했습니다. 형기를 넘어 오랜 기간 수용됐던 발달장애인들이 치료감호소에서 나올 수 있게 된 건 다행입니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외부에 문제를 제기할 힘조차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최 변호사와 변호인단은 남은 이들을 위한 투쟁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나를 포함해 많은 기자들이 이들의 투쟁에 시선을 놓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보라 기자)

 

<22세 간병살인 청년 기획 - 누가 아버지를 죽였나> 보도사진 - 강도영(가명)씨가 <셜록>에 보낸 편지 ⓒ 셜록
<22세 간병살인 청년 기획 - 누가 아버지를 죽였나> 보도사진 - 강도영(가명)씨가 <셜록>에 보낸 편지 ⓒ 셜록

 

본상 수상작 ③ <22세 간병살인 청년 기획 - 누가 아버지를 죽였나> (셜록)

박상규 기자

본상 수상작 ③ QR코드22세 청년이 간병을 하며 돌보던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의 이면을 심층 보도하였다. 당초 ‘중병 아버지를 방치하여 사망케 한 존속살인 사건’으로 언론에 보도되었으나 구속 수감된 아들과 주변 취재를 통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이 간병 노동과 병원비를 혼자 떠안을 수밖에 없었던 문제를 짚었다. 또한, 청년과 아버지가 빈곤으로 인하여 교육, 취업, 의료 전반에 걸쳐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했던 문제를 조명하여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의 재발 방지 약속, 대선후보의 긴급재난 의료비 지원 확대 등의 공약을 이끌어냈다.

수상 소감

“간병살인… ‘그 이후’를 살피고 챙길 것”

대구지방법원이 ‘간병살인 청년’ 강도영(가명)에게 존속살해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한 2021년 8월, 모든 언론이 이를 보도했습니다. 가난 때문에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가난’이란 말로 퉁칠 수 없는 구체적인 사정이 궁금했습니다. 며칠을 기다려도 후속 보도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셜록’이 뒤늦게 취재를 시작한 건 그 궁금증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고, 돈이 없고, 가까운 친인척이 없고, 하필이면 강도영은 세상 물정 모르는 21세 청년이고…. 8개월 이어진 불운의 연속, 강도영은 살인범이 됐습니다. 아버지가 쓰러진 이후, 손을 내미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이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언론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서 만난 강도영. 국가인권위원회가 ‘셜록’에게 상을 준 건, ‘사건 이후’를 살핀 것에 대한 격려라 생각합니다. 상금은 강도영 출소한 후, 그의 집을 구하는 데 쓰겠습니다. 늘 그 이후를 살피고 챙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상규 기자)

 

<낙인, 죄수의 딸> 보도영상 - 타이틀 ⓒ KBS
<낙인, 죄수의 딸> 보도영상 - 타이틀 ⓒ KBS

 

본상 수상작 ④ <낙인, 죄수의 딸> (KBS)

하누리, 박상욱 기자

본상 수상작 ④ QR코드범죄와 연관이 없음에도 사회적 낙인이 찍힐까 두려워 부모의 범죄 사실을 숨긴 채 살아가는 수용자 자녀의 인권 문제에 주목한 보도이다. 부모가 체포된 후 자녀가 겪는 정신적 고통, 학업을 포기하고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 등 인권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수용자 자녀의 인권 실태를 심층 보도하고 지원책을 제시였다. 보도 이후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수용자 자녀 인권 보호에 대한 법적 근거를 이끌어내는 등 인식과 제도 변화에 기여하였다.

수상 소감

“우리와 만나준 아이들에게 감사를”

“수용자 자녀를 찾고 싶은데요.” <낙인, 죄수의 딸> 취재를 시작했을 때, 아동복지기관을 통하면 사례를 쉬이 찾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게 뭐죠?”라는 대답이 더 쉽게 돌아왔다. 취재 시작 한 달이 지나도록 수용자 자녀를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그만큼 부모가 수감된 뒤, 자녀들이 숨어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말라’고 사회가 밀어낸 것이 먼저였을지도 모릅니다. 보도 이후 부처 간 협업, 법 개정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여전히 홀로 지내고 있고, 우리는 ‘낙인’을 찍은 채 그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제도라도 조금씩 바뀌는 것은 보도 때문이 아니라, 그간 인권위 등 아이들을 도우려 애쓴 어른들과 묵묵하게 버틴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수상의 감사를, 우리와 만나준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마음 긁는 질문에도 정성 들여 답해주며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한 아이는 “저는 힘들었지만 다른 수용자의 딸과 아들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덕에 다른 아이들이 명시적으로나마 법의 보호 안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알려주고 싶습니다. (하누리 기자)

 

<탐사보고서 기록 - 강릉 이야기> 보도영상 - 타이틀 ⓒ YTN
<탐사보고서 기록 - 강릉 이야기> 보도영상 - 타이틀 ⓒ YTN

 

본상 수상작 ⑤ <탐사보고서 기록 - 강릉 이야기> (YTN)

고한석 기자, 김종필, 양세희 PD

본상 수상작 ⑤ QR코드강릉에서 농업과 어업, 공업 등에 오랜 기간 종사하며 이미 지역공동체 일원으로 살고 있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공동체 밖으로 떠밀린 이주민들을 심층 인터뷰하였다. 이들 이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던 식당, 상가, 아이의 학교 등에서 겪는 차별 문제와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진단검사 강제 등 감염병 대유행 시대 이주노동자들이 겪게 된 인권 문제를 잘 드러내고 우리나라 이민정책의 문제점과 대안을 짚었다.

수상 소감

“팬데믹 시대 이주민 차별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다큐멘터리 <강릉 이야기>는 강릉에 있는 많은 분의 도움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중 두 분에게는 특별히 더욱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한 분은 두 달간 러시아어 통역을 맡아주신 엘레나입니다. 강릉에 외국인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후, 엘레나와 함께 강릉 곳곳을 누비며 외국인 노동자를 만났습니다. 그때 저는 꽤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엘레나는 강릉의 유명 인사더라고요.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노동자 중 다수는 이미 엘레나의 연락처를 알고 있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긴급한 상황 때마다 엘레나에게 통역을 부탁했고, 엘레나는 언제나 그들을 위해 나서왔습니다. 또 한 분은 오뚜기 미용실을 운영하시는 윤월상 사장님입니다.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장님에게 이발하러 왔는데요. 사장님은 머리카락뿐만이 아니라, 타지에서 외롭게 일하는 노동자들의 마음도 어루만져 주고 있었습니다. 아픈 친구가 있으면 가게 문을 닫고 병원에 데려다주기도 하고, 병원비를 대신 내주기도 하면서요. 두 분은 제게 이상한 존재였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조건 없이 이타적일 수 있는 걸까요? 한편으로 씁쓸했습니다. 한 도시의 이주민 인권이 소수의 이타성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이 말입니다. <강릉 이야기>가 팬데믹 시대 이주민 차별을 드러내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인권 문제가 더 이상 소수의 선의에 의존하지 않도록, 대안을 찾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의미 깊은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양세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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