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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Photo Essay [2022.05] 사람, 기계, 군인

글·사진 노순택(사진작가)

 

사람, 기계, 군인

 

30년 전, 낯선 군복을 입고 그곳에 섰을 때
처음 들었지. (그 뒤로 내내 들었어)

“지금 이 시간부터 너희들이 밖에서 누렸던 온갖 권리는 잊어라. 다시 밖으로 나가는 날까지 너희에겐 의무만 있을 뿐 권리는 없다.
상명하복은 군대의 성경이다. 군인은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다. 부당한 명령도 명령이다.
억울해도 참아라.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간다. 살아서 가족과 친구 곁으로 돌아가는 게 너희가 할 수 있는 가장 통쾌한 복수다!”

강산이 여러 번 변한 오늘까지
그런 소리 하는 이 있을까. (없겠지)
표현은 달라졌는데 내용까지 달라졌나. (그럴 리가)

군복을 입히는 순간, 사람이 아니라
충직한 기계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이들에게
‘군인권’이란 성립 가능한 말일까.
(인권을 앞세우면 군 기강이 해이해집니다)

양심과 헌법과 주권자의 명령 위에 군법과
상관의 명령이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
‘군 민주주의’란 얼마나 불온한가 말이야.
(군이 흔들리는 걸 북괴가 좋아합니다)

핵심은 무엇일까.
(사람이라는 거지, 기계가 아니라)
참군인, 참군대의 정신이 국립현충원에만 있을까.
(군은 우리에게 무엇이었고,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물었던 모든 행위와 사람들에게도)

기억해야 할 군‘인’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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