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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깊이읽기 [2022.05] 여군에 대한 차별 및 성폭력 사건 발생 배경과 개선 방안

글 조영주(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육군부사관학교 21-2기 부사관 임관식 _ 2021. 8. 27.(제공:공동사진취재단)
육군부사관학교 21-2기 부사관 임관식 _ 2021. 8. 27.(제공:공동사진취재단)

 

지난 5월 21일은 공군 故 이예람 중사의 사망 1주기였다. 故 이예람 중사는 공군 부사관으로 군 생활 당시 상관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은 이후 사망하였다. 故 이예람 중사의 사망 이후 군 성폭력의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었고 사건의 진상규명과 군 성폭력 예방과 해결을 위한 노력을 도모했다. 사건 이후 정부는 병영혁신기구인 민·관·군 합동위원회를 발족하고 군 성폭력 예방을 비롯한 장병 인권과 생활개선 방안 등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후 사건 조사를 위한 특별검사 법안이 4월 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본격적인 수사 준비에 들어간 상황이다. 하지만 그사이에 사관학교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고, 군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관련한 사건이 알려지기도 했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파악된 군 성폭력 사건만 2020년 216건, 2021년 999건인 것인 것으로 나타났다.1) 2001년 「성군기 위반사고 방지에 관한 지침」에서 군대 내 성희롱·성희롱 대책이 마련된 이후 군 성폭력 근절 대책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왔지만 여전히 군 성폭력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왜 군 성폭력 사건은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일까.

 

 

여군 차별과 성폭력 발생의 맥락

 

그동안 있었던 군 성폭력 사건은 성차별적 구조와 권력이 폭력을 야기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군 성폭력에서 피해자의 다수가 20대 초반의 중사·하사이고, 군경력이 5년 차 미만이며, 가해자의 경우는 선임부사관이 절반을 차지한다.2)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여성군인의 절대 다수가 20대 초반인 중사·하사(58.6%)였고, 군무원(13.8%), 대위(12.6%), 중위·소위(9.2%) 순이었다. 그리고 피해 경험이 있는 중사·하사, 군무원은 군 경력이 5년 차 미만이었다. 남성군인 가해자는 선임부사관(50.6%), 영관장교(23%)라고 했다. 이러한 사실은 군대 내 위계와 권력이 여성군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군 조직의 특성상 상급자는 절대적 지휘 권한과 승진과 보직 등의 인사권을 가지며, 상명하복과 계급에 따른 위계가 명확하다. 그런데 군 조직에서 여성군인은 절대적으로 소수이고, 많은 수의 여성군인이 계급 구조에서 하위에 위치되어 있다. 이는 결국 여성군인의 군 조직 내에서 권한을 갖기 어렵다는 것을 뜻하며 여성군인이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보여준다. 성별과 연령, 계급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여성 군인에 대한 차별과 성폭력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군 조직의 성차별적 구조는 여성군인의 성폭력에 대한 대응도 어렵게 만든다. 여성이 절대적 소수인 조직에서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은 피해자를 드러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대응을 했을 때 보복과 신변 노출에 대한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계급과 출신을 배경으로 한 남성군인 간의 연대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2차 가해를 양산한다. 가해자와 분리를 위해 다른 부대로 전출을 가더라도 피해자는 안전하지 못하다.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의 전출은 정기인사 외에 이루어진 발령일 가능성이 높다 보니 여성군인의 전출 배경에 대한 의혹이 생기면서 성폭력 피해 사실이 드러나기 쉬워진다. 그리고 군 조직의 인적 네트워크 역시 피해자 노출의 중요한 배경이 된다.

 

군 성폭력 발생은 군의 인사제도와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여성군인의 수가 증가하면서 군 조직문화의 개선이 일정 정도 이루어진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여성군인에 대한 인사상 차별이 존재한다. 남성군인은 임관하면 당연히 받는 보직도 여성군인은 배제되고 진급에 유리한 보직 배치를 받기도 어렵다. 여전히 군사안보 활동은 남성에게 적합하다는 인식, 여성군인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 등으로 여성군인의 능력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 이처럼 임관 후 보직 배치에서부터 진급에 이르기까지 여성군인이 낮은 계급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조직 문화가 성폭력 발생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전형적인 피라미드 형태의 계급 구조에 따른 승진과 정년 제도, 남성 생계부양자 규범도 성폭력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야기한다. 군은 계급에 따라 정년이 다르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승진은 군 생활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그래서 상급자는 인사에서 절대적 권한을 가지게 되고 상급자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알리기 어렵다. 또한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관련해서도 사건으로 인해 가해자가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군에서 나가야 하면 생계수단을 박탈하는 것으로 여겨져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고 합의를 종용 또는 협박하는 등의 2차 가해를 야기한다.

 

 

출처 : 육군블로그
출처 : 육군블로그

 

여군 차별과 성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군 조직 모두의 노력 필요

 

군 성폭력의 지속적인 발생과 해결의 미흡에 대응을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작년 9월 군사법원법을 개정하여 군 성폭력 사건을 1심부터 민간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관할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장의2 군인권보호관·군인권위원회 및 군인권침해의 조사·구제를 신설하여 군인 등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건 해결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하지만 현재 군인권보호관은 상임위원이 겸직하게 되어 있어 군인권보호관 업무를 겸직인 상임위원이 충분히 담당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여타의 국가들에서 군인권보호관을 독임제 기구로 두고 있으나 우리는 현재 합의제 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에 설치하도록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군인권보호관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상임위원 겸직은 앞으로 군인권보호제도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향후 실질적인 군인권 보호와 성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군인권보호제도 운영의 내실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한편으로 군 조직 구조와 문화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여성군인의 수가 계속 늘어나야 하고, 남성군인과 여성군인의 격차 해소를 위해 제도적 차별과 관행적 차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제도적으로는 인사 관리에서 여군에 대한 차별을 야기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군 조직 문화 개선과 의식 변화를 통해 관행적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군 성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오히려 사건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인식 하에 성폭력 예방과 대응의 실천력을 제고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근무환경 자체의 변화를 도모하고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을 운영한다. 구체적으로 군 성폭력은 이미 사회에서 습득한 고정관념과 습관화된 행동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예방교육에 연계하고 성희롱·성폭력 발생 상황에 모든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목격자 개입 훈련을 강조한다.

 

군 내의 모든 차별과 폭력을 예방하고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군 조직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차별과 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을 비롯해 발생한 사안에 대해 모두가 해결자로서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제도적으로 인권보호를 위한 장치를 더욱 내실화하고 차별과 폭력을 야기하는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도모되어야 한다. 폭력은 차별이 이루어지는 문화와 구조 속에서 발생하기에 차별을 양산하는 제도와 인식 변화를 위한 다각적 실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1) 박대로 기자, 『작년 군 성폭력 발생 건수 약 1,000건 폭증… 5년 1,622건』, 뉴시스, 2022. 2. 18.
2) 길윤형 기자, 『군 성범죄 피해자 절반 이상이 5년차 미만…가해자는 상관』, 한겨레신문, 2021. 6. 21.

 

조영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사)평화를만드는여성회 부설 한국여성평화연구원 이사로 있으며, 『유엔안보리 결의안 1325호 제3기 국가행동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2020년 군 조직의 양성평등 지표 조사 및 분석 연구』, 『2019년 군성폭력실태조사』 등에 참여하며 군인권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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