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Photo Essay [2022.11] 안전한 고립

글·사진 노순택(사진사)

 

안전한 고립

 

제아무리 편하고 좋다는
평안 감사 자리일지라도,
하기 싫다는 이에게
억지로 맡길 수 있을까.
있을 것이다. 그래왔으니까.

상다리가 부러질 듯한 산해진미일지라도,
먹기 싫은 이의 입을
억지로 벌릴 수는 없다,
고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자기 의사에 반한다면,
제아무리 그럴듯한 일도 거절해야 옳다, 거절할 권리가 있다,
고 배우고 말하지만, 현실은 미끄러진다.

나(너)의 편리와 너(나)의 권리는
서로 다정할 때가 있다.
물론 다툰다.

돈을 때려 넣으면 시설이
편해질 거라는 만용,
울타리가 튼튼하면 시설이야말로
가장 안전할 거라는 착각,
요즘 시설 세상모르게 좋아졌다는 오만,
거기서 나와 봐야 험한 세상일 뿐이라는
편견이 시설을 추켜세운다.
안전해 보이는 고립.
따뜻해 보이는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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