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는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국민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생활하는 이들이 2007년 3월말 현재 619,641명에 달하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 2006년 초부터 주민등록말소자를 우리사회의 대표적 취약계층으로 선정하고 그들의 인권실태와 개선방안을 검토해 왔다.

지난해 말 위원회의 인권상황실태조사 결과를 여러 언론이 보도하면서 주민등록말소자의 기본적 권리를 보호할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위원회는 제13차 전원위원회(7.23)에서 주민등록말소자의 인권개선을 위해 관련 부처에 권고하기로 결정하였다. 권고 내용은 주민등록 재등록 제도 개선, 기초생활보장 강화, 취학보장 강화 등이었다.

먼저, 위원회는 주민등록말소자의 인권개선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 재등록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등록말소자의 열악한 처지를 감안하여 최고 10만원까지 부과되는 과태료를 감면할 것을 권고하였다. 아울러 14세 미만으로 적용되는 과태료 면제연령을 아동보호법에서 규정하는 18세 미만으로 상향조정할 것을 권고하였다. 또한 주민등록말소자가 신용상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주민등록 등·초본에 주소이력 사항을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권고하였다.

그리고 위원회는 주민등록말소자의 기초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미 보건복지부는 2001년부터 주민등록말소자도 기초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초생활보장번호 부여제도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홍보부족과 일선행정공무원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서 단 25명의 주민등록말소자만이 이 제도를 이용하여 기초생활을 보장받는 상황이다. 따라서 위원회는 기초생활보장번호 부여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하였다.

또한 위원회는 교육이 다른 인권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수단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주민등록이 말소된 아동의 취학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교육부는 2005년부터 학교장이 학구내 거주사실을 확인하면 주민등록말소이 말소된 아동도 취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하여 왔다. 2005년 7명, 2006년 19명, 2007년 58명 등 이 조치를 통해서 취학을 하는 주민등록 말소 아동의 숫자가 해마다 증가해 오고 있다. 위원회는 현재 교육부가 시행중인 취학가능 조치 내용을 시기적(년말년초)·지역적(주민등록말소자다수거주지)으로 집중하여 홍보해야 한다고 권고하였다. 그리고 위원회는 읍·면·동장이 취학아동명부를 작성할 때 구역내 주민등록이 말소된 아동이 거주하는지에 대한 사실확인 조사를 강화하라고 권고하였다.

위원회는 이번 권고를 통해서 주민등록을 재등록할 수 있는 여건이 개선되고, 국가로부터 기초생활과 아동의 취학을 보장받아 주민등록말소자의 인권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을 기대한다.

 글: 국가인권위 인권연구팀 박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