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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0년 상습 성폭력에 최고 360년형

뉴스 더하기 [2018.02] 1. 인권은 폐지 가능한가,
2. 30년 상습 성폭력에 최고 360년형

글 편집부

 

인권은
폐지 가능한가

충남도의회, 인권조례 폐지안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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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에서 ‘동성애를 옹호·조장하고 도민 갈등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자유한국당 김종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충청남도 도민 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충남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이 2월 2일 제30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충남인권조례가 폐지의 기로에 선 것이다. 표결에 앞서 두 시간 동안 토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찬성과 반대 입장 측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면서 장내에 소란이 빚어졌으나 폐지안 통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재석 의원 37명 가운데 과반인 25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반대 11명, 기권이 1명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충남인권조례 폐지안 발의와 상정에 즉각 반대 의견을 밝히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으며, 향후 진행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국제사회와 공조 방안을 검토하는 등 인권조례 폐지로 인한 인권의 후퇴를 막기 위해 국가인권기구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16곳이 인권조례를 제정해 시행 중인 가운데 인권조례가 폐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의 핵심 공약이었던 학생인권조례 제정도 사실상 무산될 분위기다. 충남지역 4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충남인권조례지키기 공동행동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이번 가결에 항의와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충청남도는 이날 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이 가결됨에 따라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할 방침이다. 재적 의원의 과반이 출석한 가운데 전체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가결된다. 대통령 후보들이 공중파 TV토론에서 동성애의 ‘찬반’을 논하고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회에서 ‘동성애를 옹호하느냐’는 질문으로 사상검증을 시도하는 나라에서 인권조례 폐지는 어쩌면 예견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충남인권조례의 앞날에 전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년 상습 성폭력에
“최고 360년형
156명 성추행한 美 체조대표팀 주치의 감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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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선수들을 30년 가까이 상습적으로 성폭행·성추행한 전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에게 최소 140년에서 최고 360년에 이르는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미 연방법원에서 징역 60년, 미시간주 잉햄카운티 법원에서 징역 40~175년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지난 5일 이턴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징역 40~125년이 추가로 선고된 데 따른 결과다. 나사르의 현재 나이가 54세이니 로즈마리 아킬리나 판사의 말대로 ‘살아서는 감옥을 나갈 수 없는’ 중형을 언도받은 셈이다.

1986년부터 2015년까지 체조대표팀 주치의로 일한 미시간 주립대 전문의 나사르는 치료를 빙자해 많은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성폭행·성추행했다. 3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피해자 중 한 명인 레이철 덴홀랜더가 2016년 처음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시몬 바일스, 앨리 레이즈먼, 가비 더글러스, 맥카일라 마로니 등 그를 고소한 피해자만 156명에 이른다. 피해자들은 성폭력 말하기 운동인 ‘미투(#MeToo)’의 뜨거운 확산 덕분에 어렵게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무려 156명의 여성들이 선고 공판에 앞서 일주일간 직접 법정에 나와 나사르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증언을 했다. 수십 년간 상처를 안고 살아야 했던 여성부터 이미 세상을 떠난 딸을 대신해 법정에 선 부모에 이르기까지 눈물겨운 증언이 이어졌다. 당초 미 법조계가 전망한 형량은 최대 25년형이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증언대에 서고 나사르의 범죄 행각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면서 사실상 종신형에 가까운 형량을 끌어낸 것이다. 나사르에게 판사들이 선고한 360년형이라는 중형 판결은 그저 한 번 놀라고 말 일이 아니다. 가해자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자신의 고통을 증언하면서 성폭력의 근절을 전세계에 공포한 피해자들의 용기야말로 이 사건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진정한 이유다.

 

 

화면해설.

이 글에는 퇴장을 의미하는 빨간 카드를 들고 있는 손과 의사봉 사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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