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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2018.05] 온라인 해시태그(Hashtag)

편집부

 

# 폐지 한 수레

 

지난 재활용 비닐 수거 대란을 기억하시나요? 원래 중국으로 수출하던 재활용 비닐이었는데 중국이 올해부터 재활용 폐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생긴 일이었습니다. 불편이 발생하자 각 지자체가 각자의 방법으로 해결에 나섰고 재활용 비닐 폐기물 문제는 일단락되는 듯합니다.
하지만 다른 문제도 생겼습니다. 같은 재활용 폐기물인 폐지도 중국 수출의 길이 막히면서 다른 해외의 폐지도 우리나라로 유입되었고, 국내에서 수거된 폐지의 가격이 급락한 것입니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kg당 가격이 120~130원대이던 폐지가 30~50원까지 폭락했습니다. 이 문제는 폐지를 수거하는 노인들의 생계와도 이어집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 자치구 24곳에서 활동하는 폐지수집 노인 2,4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월 10만 원 미만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그 수입마저 위협받게 된 것입니다. 하루 종일 다니며 수레 가득 폐지를 모아 고물상에 가져가면 받는 돈은 3,600원이라고 합니다. 노인 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노인 복지, 노인 일자리 정책 등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7.7%로 OECD 회원국 평균의 4분의 1수준이며 노인 자살률은 10만 명당 53.3%로 OECD회원국 평의 3배입니다.

 

물론 폐지를 수거하는 모든 노인을 빈곤층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경로당 등 모임의 공동 수입을 위해서 혹은 소일거리 삼아 폐지를 줍는 분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분들에게도 폭락한 폐지 가격은 걱정거리일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자 여러 곳에서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가 해결해야 할 것은 폐지 가격에 좌우되는 노인 복지가 아닐까요?


#폐지한수레 #노인복지 #곧다음세대의문제

 

수레를 미는 캐릭터 일러스트입니다.

 

 

#일베는 자유일까

 

‘일베’. 인터넷 사이트인 ‘일간 베스트 저장소’의 줄임말입니다. 이 사이트는 원래는 다른 인터넷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dc inside)에서 파생한 사이트로 이 사이트에서 인기를 얻었던 ‘일간 베스트’ 글을 모아둔 사이트였으나 타인에 대한 모독의 성격이 짙거나 수위가 높아 관리자가 삭제한 글을 따로 저장하는 용도의 게시판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동안 일베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여성이나 성 소수자 등을 대상으로 한 혐오 표현을 하는 것은 물론 5·18광주민주화운동이나 위안부 할머니를 비하하고 단식 농성을 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앞에서 폭식 투쟁을 하는 등 많은 사건 사고가 일베를 통해 일어났습니다.

 

결국 올해 1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일베를 폐쇄해달라는 청원이 등장했습니다.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격을 떨어뜨리는 등 사이트의 폐해가 크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이 청원에 동참한 사람은 약 23만 명. 20만 명의 청원을 받으면 답변하기로 한 청와대는 “일베가 폐쇄 기준에 이르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보통신이용망법에 따르면 음란성이 있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기타 불법적인 정보가 있는 불법게시물이 70% 이상이 되는 사이트는 법적으로 폐쇄가 가능하며 관련 대법원 판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이미 폐쇄된 불법 도박이나 음란 사이트와 일베를 동일 선상에 놓기 어렵다거나 청소년 유해 사이트로 지정해 18세 이상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온라인에서 오가고 있습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이트를 국가에서 폐쇄하는 일이 옳은 일일까요?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장되어야 하는 걸까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슈입니다.


#일베폐쇄 #표현의자유 #우리의기준은무엇일까요

 

높은 의자 위에 올라서 폭탄을 던지려고 하는 캐릭터 일러스트입니다.

 

 

#펜스룰은 대안일까?

 

미투(#Me_Too)운동이 시작된 지 100여 일이 지났습니다. 어떤 사건은 공식적인 수사가 진행 중이기도 하고 어떤 사건은 지지부진 진척이 없어서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사회 여러 곳에서 다양한 미투 운동이 벌어진 만큼 반응도 다양했습니다. 가장 많은 반응은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것이었지만 미투 운동으로 자신이 무고를 당할 수 있다며 펜스룰이 대안이라는 남성들의 의견도 많았습니다.


펜스룰은 현재 미국의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가 “아내와 함께 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다른 여성과 식사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것에서 시작합니다. 울타리를 뜻하는 fence가 아닌 Pence인 이유입니다. 이 발언은 무려 16년 전의 것이지만 미투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미국에서도 다시 논란이 되었습니다.


‘나는 당신을 성희롱·성추행할 의도는 없지만 그런 결과를 만들 수 있으니 원인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하지만 일단 펜스룰은 여성 혐오뿐만 아니라 남성 혐오이기도 합니다.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여성을 분리하는 것은 사회에서 여성을 배제하겠다는 것인데 결국 남성이 할 수 있는 것은 성폭력 아니면 따돌림뿐이라는 뜻이 됩니다. 잠재적 가해자 취급을 당하는 것은 남성에게도 치욕적인 일입니다.


여성을 멀리해서 오해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것으로는 나아질 수 없습니다. 이성이 아닌 동등한 한 인격체로 대하면 되는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미투 운동은 남녀 간 성 대결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인권을 존중하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미투 운동에 맞서 서로 울타리를 치며 각자 살아가자는 펜스룰은 대안이 아니라 피해야 할 일입니다.


#펜스룰 #미투운동 #다같이잘사는게대안

 

양편으로 나눠서 대립하고 있는 일러스트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화면해설.
이 글에는 종이상자 등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지팡이를 든 노인이 밀고 가는 그림, 인터넷 등에서 혐오를 조장하는 일베 페쇄라는 자막과 함께 심지에 불이 붙은 폭탄 그림, 사람들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 서로 대결하는 그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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