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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겐 인권감수성이 필요하다
등록일 : 2017-08-18 조회 : 100

08-01-01

 

지금 우리에겐 인권감수성이 필요하다

 

김종철 변호사

 

 

 

공익법센터 어필의 대표인 김종철 변호사는 난민, 무국적자, 다국적 기업의 노동인권 침해 피해자 등 가장 약한 이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다. 난민들의 해피엔딩을 꿈꾸며 시작한 그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 중인 모험과도 같다. 결코 낭만적이지 않은 그의 도전을 통해 우리는 조금씩 느끼고 있다. 누구나 바라는 정의와 평화의 모습은 신기루가 아닌 현실 속의 이야기라는 것을.

 

 

 

네모 인권_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었고, 학창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나요?

 

김종철_ 특별한 꿈은 없었어요. 특히 학창시절 저희 세대는 학교에서 많이 맞고 자란 세대예요. 중학교 때는 공부도 별로 안하고 선생님께 많이 맞았던 기억이 있어요. 이후 고등학교 때부터는 공부를 열심히 했던 모범생이었어요. 모범생이지만 자신의 주관은 없고, 남이 기대하는 대로 사는 수동적인 인물이었죠. 돌이켜보면 저의 학창시절은 너무도 평범한 생활이었어요.

 

인권_ 수동적이고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인물이 공익변호사의 삶을 살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김종철_ 제 인생에 있어서 터닝포인트의 시기가 있었어요. 사법연수원 시절인데 그때 난민 NGO에서 자원활동가 일을 했어요. 그때 만난 난민들의 이야기가 저에게는 너무도 드라마틱하게 다가왔어요. 죽음의 문턱과 역경을 이겨낸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도 평범하고 무미건조한 저의 삶과 대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의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연스레 난민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 공익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아요.

 

인권_ 공익법센터 어필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궁금합니다.

 

김종철_ 변호사에게 공익활동이라는 것은 가장 중요한 삶의 지표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치실현만으로 공익변호사의 삶을 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공익법센터 어필 또한 100% 후원을 통해 운영되는 비영리 공익변호사 단체예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 어필을 설립할 때까지 약 6개월 정도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과연 공익변호사로서의 삶을 지속 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었죠. 그러던 중 두 명의 동료 변호사가 회사 설립으로 쓰라고 쥐어준 2천만 원의 씨드머니가 제 마음을 움직였어요. 물론 강제성은 없었지만 그 마음에 감동을 받아 공익법센터 어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공익법센터 어필은 크게 취약한 이주민을 위한 활동과 기업의 인권을 위한 활동을 담당하고 있어요. 여기에 법률가집단으로서의 소송과 입법운동, 법률교육, 연대활동 등에 관한 일을 진행하고요. 보통 저희가 다루는 일들이 문제해결이 힘든, 한계선의 일들이기 때문에 일은 무조건 재미있고 창조적으로 하자는 원칙을 두고 있어요.

 

08-01-03

 

인권_ 공익변호사로서의 첫 사건이 궁금합니다.

 

김종철_ 공익법센터 어필 이전에 제가 법무법인 소명에서 일했을 때에요. 그 당시에 저는 일반 변호사의 일 외에 난민관련 일도 경험했어요. 어쩌면 회사가 저에게 특별한 기회를 준 셈이었죠. 그때 처음 공익 변호일을 맡게 된 것이 어느 북한이탈주민의 사건이었어요. 그 당시 북한이탈주민인 당사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싸움에 휘말리게 되었는데 경찰이 그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심한 폭행을 한 거예요. 그분은 거의 실명에 가까울 정도의 심한 안와골절을 입었고요. 그런 그를 돕기 위해 한밤에 구치소 면회를 갔었는데 그때 ‘누군가를 돕는 일이 참 행복한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결국 그는 구속적부심을 통해 풀려났고, 관련된 경찰들은 사법 처리한 사건이었어요.

 

인권_ 난민의 대한 관심이 기업 인권으로 이어졌다고 했는데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 건가요?

 

김종철_ 여러 국가에서 다국적기업의 이익을 지켜주기 위해 원주민을 정치적으로 핍박하고 원주민이 난민이 되는 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이런 이유로 국가보다 영향력이 큰 다국적 기업들이 인권침해의 잠재적인 가해자가 되고 있는 현실인거죠. 세계적으로 경제 권력이 정치 권력을 압도하는 상황이 된 건데 힘이 세진 다국적기업을 견제할 시스템이 없는 게 문제입니다.

 

인권_ 공익법센터 어필에서 기업의 인권과 관련된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신다면?

 

김종철_ 저희가 지난 10년 가까이 해외에서 국내 기업들의 인권침해에 관련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우즈베키스탄의 면화산업에 동원되고 있는 아동 강제노동을 꼽을 수 있겠네요.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세계적인 목화 수출국으로 한국 기업인 대우인터내셔널이 최대 규모의 면화처리 시설을 운영하고 있어요. 문제는 국가 주도의 심각한 아동 강제노동이 조직적,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저희가 현지 학교를 방문했을 때 교실은 텅 비어 있었고, 교실 안에는 책상 대신 침대가 놓여져 있었어요. 거의 학교에서 숙식을 하며 아동들이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목화밭 현장 또한 삼엄한 경찰의 감시로 증거들을 몰래 숨겼던 기억이 나네요. 결국엔 영사보호를 신청해 대사관의 보호를 받았던 일들이 떠오릅니다.

 

인권_ 한국조폐공사와 대우인터내셔널이 우즈베키스탄에서 면 펄프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책임 부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문제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김종철_ 아동 강제노동은 국제사회에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가장 극악한 인권침해로 보고 있어요. 우리 정부나 기업 또한 이 문제에 대한 반응을 보이고는 있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은 아직 없어요. 때문에 저희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욱 세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창의적인 캠페인 활동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08-01-02

 

인권_ 가장 최근에 현지조사를 다녀온 인도네시아의 팜오일 농장에 대해서는 실태조사를 벌이셨는데요. 어떤 내용이었나요?

 

김종철_ ‘2016년 해외 한국기업 인권실태조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팜오일 농장에서 벌어진 삼성물산의 인권 침해문제를 제기했었어요. 인도네시아 팜오일 농장의 경우 일의 할당량이 높아 노동자들이 가족 중 아이를 데리고 와서 일을 시킨다거나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은 환경에서 노동을 하고 있었어요. 특히 농장에서 맹독성 제초제인 그라목손을 사용하는 등 전형적인 다국적기업의 인권침해 현장이었어요.

 

인권_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는 세계 13위로 국가적인 양적성장은 했지만 질적인 성숙도는 아쉬운 것 같은데요. 그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김종철_ 흔히 기업은 이윤을 최우선으로 하는 집단인데 인권과 무슨 관계가 있냐는 말을 해요. 또한 국위선양을 하는데 그런 일로 발목을 잡아야 하느냐의 인식도 문제고요. 사회적 규범이 관행적으로 국가와 개인에게 적용되어 발전된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해요.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규범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특히 국가경영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법 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들의 인권침해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요.

 

인권_ 다국적기업들의 인권침해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UN에서는 이에 따른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이를 계기로 발표된 ‘UN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김종철_ 이행 원칙은 개별국가들이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한 내용이에요. 또한 기업 활동에 있어서 인권침해의 소지를 예방하는 조치를 실시해 인권 존중의 책임을 다할 것을 요청하고 있고요. 국제법적으로 이행 원칙이 제도화되어가는 단계지만, UN이 공식적으로 기업에 대해 인권 존중의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을 확립함에 따라, 유럽 국가들과 국제기구들을 중심으로 이에 따른 후속조치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08-01-04

 

인권_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주요 인권 현안으로 다뤄지고 있는데요. UN의 권고 사항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의 대처가 소극적이었다는 평가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김종철_ OECD 가입국가라면 의무적으로 운영하게 돼 있는 가이드라인 연락사무소(NCP)는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진정이 제기될 경우, 이를 조사하고 중재, 시정, 권고하는 권한을 갖고 있어요. 이에 한국과 투자자격인 노르웨이, 네덜란드의 가이드라인 연락사무소에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 사업이 가이드라인을 위반하고 있다는 진정을 제기했죠. 하지만 각국 연락사무소의 진정에 대한 처리 결과는 너무나 달랐어요. 노르웨이 연락사무소는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결정을 했고, 네덜란드 연락사무소의 경우는 한국 연락사무소와 공동조사를 제안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정작 한국 연락사무소는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았다면서 진정을 기각했죠. 이유는 인도 당국이 이 사안을 현재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결국 한국연락사무소는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권_ UN산하 그룹이 국내 기업의 인권과 관련해 하청업체에 대한 인권보호 강화를 강조했는데요. 국내 기업들의 인권문제와 관련된 근본적인 원인과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요?

 

김종철_ 국내기업의 원청과 하청 사이의 불균형을 지적한 내용인데요. 공급망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의 경우 재벌 대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돼 있어 공급망에 대한 감독이 미비하고 하청이나 해외의 공급망일수록 인권침해의 피해는 더욱 크죠. 하청 노동자들의 경우 열약한 환경에 처해 있고 안전교육에 관한 시스템도 거의 없는 편이에요. 이는 우리 정부의 기업 편향 적인 법적용 때문이기도 해요. 직영기업이 아니더라도 공급망의 문제를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권_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기업의 인권 친화적 활동에 반하는 기업에는 국가가 정책적인 제재를 가해 인권침해 행위를 예방할 것이라는 방안을 내놓았는데요. 이에 대한 변호사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김종철_ 기업인권의 향상을 위해 강제성을 부여할지, 자발적인 독려를 할지는 모범답안이긴 하지만 병행해야 상승작용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차원의 법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고, 자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서포터가 필요해요. 형사 및 민사적 사법절차가 실질적으로 피해 구제 수단이 될 수 있는 개혁이랄지, 비사법적 절차인 한국 연락사무소(NCP)의 좀 더 적극적인 수 행 방안이 마련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08-01-05

 

 

 

김종철 변호사는 인터뷰 말미에 기업의 웰빙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전했다.웰빙은 ‘웰고잉(Well-going; 잘 나가는 것)’과 ‘웰두잉(Well-doing; 선한 일을 하는 것)’의 의미를 결합한 뜻으로, 기업의 웰두잉을 촉구해 진정한 웰빙의 기업을 만드는 일. 그 일의 책무가 자신을 포함한 5명의 어필 변호사들에게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인권

 

지유리 님은

전방위 프리랜서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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