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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눈물, 인권적 감수성을 갖고 살펴봐야 하는 일입니다
등록일 : 2017-12-01 조회 : 136

11-05-01

 

국가인권위원회 조영선 사무총장

 

인권은 눈물,

인권적 감수성을 갖고 살펴봐야 하는 일입니다

 

01 9월 29일, 인권위 신임 사무총장에 조영선 변호사가 임명되었다. 조영선 사무총장은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위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오랜 시간 어두운 곳을 둘러보며 인권옹호활동을 해왔던 인권변호사 출신 조영선 사무총장에게 취임 소감과 각오를 들어보았다.

 

 

 

사무총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취임 소감과 각오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권위 16년은 정치권력에 의해 부침이 있었습니다. 인권위의 역할·위상을 정립하는데 그치지 않고 어떤 정치권력에 의하더라도 할 일을 하고, 할 말은 하며, 독립성과 함께 책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위원회로 정비하는 것, 그것이 제 역할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해온 사업, 업무들을 돌아보고 인권위가 해야 할 방향을 재정립하고자 합니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시면서 우리나라 시민들이 인권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인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체감하셨는지요?

 

인권위가 과거 ‘살색’에 대한 권고를 했을 때, ‘아! 이것이 인권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뷔페에서 음식을 스스로 고를 수 없을 정도의 높이에 있는 것을 보고, 장애인에겐 너무나 큰 절벽일 수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요. 우리 사회에서 장애, 여성, 이주노동자, 아동,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섬세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성소수자에 관해 접하면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실감한 적도 있습니다. 인간의 성별이 태어나면서부터 신체적 특징에 따라 정해진다는 믿음, 성별 이분법에 기초해 막연하게 가졌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지요. 다양한 성별을 가진 개인들이 그 자체로서 존중받을 때, 우리 사회에서 보다 많은 다양한 세상이 공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권옹호활동이 모두 다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지만 그런 활동 중에 특히 기억에 남았던 활동이 있었다면 어떤 것인지요?

 

예전에 한센인들을 만나 진술서를 받고, 그들의 한맺힌 인생을 들었습니다. 2005년 한센인 인권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한 2006년 정책권고, 그리고 2007년 특별법이 제정되기도 하였습니다. 한센인들에 대한 일제강점기에 자행된 강제격리, 강제노동의 역사를 고발하고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와 보상을 받는데 일조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세월이 30대 청춘이 50대가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반가워하는 한센인들의 웃음을 잊지 못합니다.

 

그러나 낙인·차별의 역사는 형제복지원으로, 선감원으로, 도가니 사건, 대구 희망원으로 시간과 장소, 피해자의 이름만 바뀐 채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도 이천의 00사회복지법인과 같이 성폭력, 물품강매 등 아직도 사회복지가 아닌 ‘법인’으로서 ‘사업’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격리가 아니라 사회와의 소통, 시설이 아니라 탈 시설이 큰 흐름으로 잡아가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아직도 그늘진 곳이 많습니다.

 

 

사무총장으로 취임해 이제는 내부자가 되었는데요, 밖에서 인권위를 봤을 때와는 생각이나 느낌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그럴까요?

 

인권위 직원분 들의 열정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인권위 ‘내부자’가 되었습니다. 와서 보니 실제로는 열정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이 많고, 참으로 많은 일들을 하고 있구나 하는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민단체, 국민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또한 있습니다. 과거를 성찰하고, 다시 가다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권위가 ‘과거 성찰과 미래 혁신안 마련’을 위해 혁신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혁신위의 역할, 앞으로 3개월의 활동, 의견 수렴 과정 등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지난 10월 23일 전원위원회 의결을 거쳐 10월 30일 전체회의 및 기자회견을 통해 정식 출범했습니다.

 

하태훈 교수를 비롯한 많은 외부 위원(12명)들과 위원장의 결단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11월 19일 일요일에는 오후 2시부터 저녁 9시까지 워크숍을 통해 여러 의제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을 했습니다. 인권위에 대한 날선 비판과 제안도 있었습니다.

 

고 우동민 사건 등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과거사 반성을 비롯해, 인권위가 인간의 기본권을 확인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해야 할 역할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젠더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 권고 수용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 인권단체와 실질적 협력방안, 인사평가 방식, 인권위 비정규직 문제, 권위적·관료적 문화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인권위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진통의 과정입니다. 내부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을 청취하고 전직 직원들의 의견도 들을 것입니다. 이 과정은 개인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함이 아니라 인권위가 인권을 수호, 향상시키는 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성찰하기 위한 것입니다. 조만간 혁신위 권고안이 나올 예정입니다. 지금 개혁하지 못하면 인권위는 직원의 일자리에 불과할 뿐 정부기구를 감시하는 파수꾼이 되지 못합니다.

 

 

인권위가 보다 높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어떤 점을 개선이나 보완해야 하는지요?

 

먼저 현장성 강화입니다. 모든 지혜와 진실은 현장에 있습니다. 지나온 관행과 규정에 지나치게 억매이지 않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신속성 확보도 중요합니다. 때 늦은 정의는 정의가 아닙니다. 과거 인권위의 행보는 지나치게 신중하고 늦은 측면이 있었습니다. 뒷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였지요. 개선해야 합니다. 인권은 편애하는 것입니다. 편애성은 기성 권리로서 자리 잡은 이면에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소수자의 손을 잡아주자는 것을 의미합니다. 절대적 기본권이라고 하는 소유권 또한 공동체 사회의 이익을 위해서 그 사용, 수익이 제한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권의 지향점입니다.

 

아울러 인권은 눈물입니다. 현재의 권리관계에 억매이지 않고 인권적 감수성을 갖고 살펴봐야 합니다. 피해자의 눈으로 고통을 나누겠습니다. 그러하기에 인권은 눈물에 약한 것입니다.

 

인권은 진보입니다. 오늘보다는 내일, 내일보다는 모레를 지향하는 진보적인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의 헌법, 법률만이 아니라 이를 뛰어넘은 국제규약, 국제사례가 우리가 지향할 가치입니다. 보다 공동체적으로 좋은 사회를 함께 가꾸어가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방향입니다. 인권위는 이러한 현장성, 신속성, 편애성, 감수성, 진보성이라는 지향점에서, 인권상담센터 기능 강화, 권고 수용률 제고방안, 불필요한 업무 버리기, 시급한 현안대응강화, 실태조사 등에 있어서 선택과 집중, 회의의 조정과 정무적 총괄기능의 회복, 각종 규정의 정비 등을 할 계획입니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실용적인 조직개편을 어떻게 할지 모색하고 있습니다.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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