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두 영화가 있다. 2014년 개봉한 부지영 감독의 <카트>와 그 이듬해에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이다. 코믹 액션과 드라마라는 각기 다른 장르지만 두 영화 모두 ‘직장 내 갑질’이라는 공통 코드를 지니고 있다.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갑질과 응징, 그 아프고도 통쾌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총체적 난국, 재벌 2세의 갑질 횡포
이런 ‘총체적인 난국’의 사회상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영화가 <베테랑>이다. 영화 속에서 하청 업체에서 또 재하청을 받은 화물 노동자가 임금체불에 항의하기 위해 본사를 찾았다가 망나니 재벌 2세에게 폭행을 당하고 중상을 입는다. 우연한 기회에 이 화물 노동자와 인연이 닿았던 형사가 이 사건 해결에 뛰어들자 재벌 2세와 그의 심복은 다양한 방법으로 수사를 방해한다. ‘돈으로 할 수 있는 갑질’의 거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천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이런 흥행의 배경에는 재벌 2세의 갑질과 사고를 목격했으나 하나마나한 처벌로 끝을 맺는 실제 사건들을 지켜본 관객들의 울분을 풀어주었기 때문이라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또 다른 재벌 2세의 갑질 ‘땅콩 회항’이 어떻게 끝을 맺었는지 알고 있다. 피해자 승무원은 라인 팀장에서 일반 승무원으로 업무가 변경되어 좌석과 화장실 청소, 고객 응대를 하고 있으며 가해자는 평창올림픽에 VIP로 참가했다. 정녕 우리가 기댈 것은 영화의 통쾌한 결말뿐일까? 왜 현실에서는 그런 결말을 볼 수 없는지 쓴 입맛을 다신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움과 아픔, 그리고 몸부림
<베테랑>이 재벌 갑질에 대한 비판과 함께 답답한 현실을 속 시원히 응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부지영 감독의 영화 <카트>는 우리나라 상업 영화 최초로 비정규직 문제를 다뤘다. 그것도 실화를 말이다. 2007년, 한 대형 유통 그룹은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에 근무 중인 비정규직 직원을 해고 통보했다. 회사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전국 지점의 주차관리 요원, 보안 요원, 카트, 시설, 청소 미화 부문 등 간접 고용 용역 노동자 500여 명 이상을 전격 해고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받으며 노동자들은 시키는 대로 묵묵히 일을 했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 통보였다.

화면해설.
이 글에는 영화 <베테랑>과 <카트> 포스터와 영화 장면들이 있습니다. 베테랑은 온갖 갑질을 자행하는 재벌2세가 거만한 자세로 다리를 꼬고 앉아서 비서의 보고를 듣는 것 같은 장면, 부상당한 사람이 길에 쓰러져 있고 형사가 그 옆에서 누군가 그 사람을 폭행한 것을 본 것인지 사라진 방향을 쏘아보는 장면의 사진이 있습니다. 카트의 장면은 부당해고를 당한 마켓 비정규직 사원들이 하루 아침에 해고당해 사측에 항의 하는 장면들과 매대에 서 있는 판매원의 사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