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 등에 속속 키오스크(정보 서비스와 업무의 무인 자동화를 위해 설치된 터치 스크린 방식의 정보 전달 시스템)가 생기고 있다. 비장애인, 특히 스마트폰 등의 기계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편한 방식이지만 장애인이나 노인도 그런 편리함을 같이 누릴 수 있을까?
풍경 #1
자주 가는 카페에 주문을 위한 키오스크가 설치됐다. 아르바이트생이 좀 여유를 찾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임금을 낮추지 않기를!). 그러나 나는 당장 키오스크의 스크린이 잘 보 이지 않는 문제와 마주했다. 스크린은 비스듬히 위쪽을 향해있어, 비장애인들보다 70cm는 시점이 낮을 내게는 그래픽이 잘 보이지 않았다. 몸을 팔로 지탱해 고개를 쭉 올린 후, 한쪽 팔로만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팔이 부들부들 떨린다) 나머지 한쪽으로 이미지를 순식간에 훅훅, 터치하며 일(?)을 끝냈다. 이런, 감자튀김을 빼먹었다. 다시 처음부터···.
생각 #2
음식점에 빠르게 도입되는 키오스크는 장애인들에게는 때로 장벽이 되나, 기술적인 보완과 기능 추가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 음성으로 정보 입출력이 가능하도록, 스크린의 각도는 조절되도록 하며, 더 간단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시해 노인이나 발달장애인들도 이용을 쉽게 만드는 일이 가능하다. 이런 문제는 제도적,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게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모든 장애인들이 전혀 불편함 없이 주문을 끝낼 수 있는 키오스크가 모든 음식점에 정착된다면 어떨까?
‘음식점’이라는 공간도 마찬가지이다. 종업원이 나와 주문을 받지 않을 때, 우리는 이 밥집에서 우리의 장애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없다. 휠체어가 들어가도록 의자를 치워주세요. 물은 셀프인가요. 좀 가져다주세요. (손에 장애가 있으니) 젓가락 대신 포크를 주세요. 우리의 ‘예외성’을 고지하고,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수용해주는 식당에 앉아 밥을 먹을 때 우리는 밥의 자유를 더 깊이 느꼈던 것 같다. 예외성을 설명하고 이해받으며 밥 먹을 일이 없는 생활, 이는 더 편리하겠지만 모든 면에서 항상 더 좋은 사회의 징후일까?
김원영 님은 국가인권위에서 일하다 지금은 박사 논문을 준비 중입니다. 휠체어를 타고 이용하지 않는 변호사 자격이 있습니다.
화면해설.
이 글에는 접시와 나이프, 포크와 여러 겹의 햄버거, 카오스크 그리고 휠체어 사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