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노동은 근본적으로 아이러니하다. 부재해야 비로소 그 존재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돌봄 노동의 수혜가 없어야만 우리는 돌봄 노동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돌봄 노동의 수혜를 입으며 살아왔다. 이제는 그들의 고통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다.

사각지대에 선 돌봄 노동자들
돌봄 노동은 환자나 노인, 어린이 등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야 하는 사람을 돌보는 모든 활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돌봄 노동이 필요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돌봄 노동의 수요에 비해 돌봄 노동은 ‘봉사와 희생’이라는 이름 아래 제대로 된 노동으로 취급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돌봄 요양 노동자 권리선언 기획단이 발표한 <돌봄요양노동자 권리선언문>에 따르면 이들은 4대 보험과 노동에 따른 적절한 임금 및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돌봄 노동을 하다 생긴 근골격계 질환 등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산재 처리를 받지 못한다고 한다. 돌봄 노동자의 성비 또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성범죄 대상이 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장애인 활동보조인의 시급은 2018년 기준 8,000원 정도이지만 이는 주휴수당과 연차수당이 모두 포함된 액수다. 실제 최저 임금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중증 장애인을 돌보는 활동 보조인이라면 휠체어를 운반해야 하는 중노동도 해야 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산재 처리는 요원하기만 하다. 몸이 아파 쉬고 싶어도 대체 인력이 없어 병원에 가기도 어렵다.
코로나 시대의 돌봄 노동
최근 코로나19가 범유행하면서 이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감염병에 취약한 노인을 돌보는 일이 많은데 이는 자연스레 코로나19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간병인으로 일하던 한 돌봄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꼭 필요하지만 그마저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와 전국사회복지유니온이 지난 3월 전국 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 2,18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돌봄 노동자 안전대책 및 서비스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79.2%가 재가 방문 때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지원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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