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교육원 설립 과정에 참여한 실무자의 경험을 통해 교육원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치열한 준비 과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예상치 못한 공사 변수와 예산, 제도적 한계를 조율하며 ‘사고 없는 공사’와 ‘건설노동자의 인권 존중’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현장의 고민과 책임이 어떠했는지, 인권교육기획과 김민태 주무관을 만나 보았습니다.

Q _ 국가인권교육원이 설립되기까지 어떤 역할을 하셨나요.
A _ 국가인권교육원 설립 공사의 관리·감독 지원 및 행정적 지원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각 공정별 공사의 설계변경에 대한 검토, 계약 갱신 등 관리, 관련 예산 확보, 건축 관련 인허가 등 착공 이후 공사 진행 전반에 대한 업무를 지원했습니다.
Q _ 진행 과정에서 “이건 꼭 지키자”라고 끝까지 밀어붙인 요소가 있다면요?
A _ 실무자 입장에서는 정해져 있는 공사 예산과 공사 기간 내에서 안전하게 교육원이 준공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교육원이 전면 신축공사가 아닌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였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점이 거의 매일 발생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사고 없는 공사 현장’, ‘건설노동자의 인권이 존중되는 공사 현장’을 위해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건축 관련 규제 법령과 제도, 허락된 예산 상의 한계, 최초 설계도면과 실제 증축 현장의 불일치 등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교육원이 ‘인권교육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본적 요건을 갖춘 공간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공사 현장의 관계자들과 끊임없이 토론하며, 대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했습니다.
Q _ “아, 이제 정말 된다”라고 느낀 결정적 순간이 있었나요?
A _ 설계도서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작성된 것이고, 이러한 이상적 상황에서 커다란 변수가 없을 때의 예산과 기간으로 공사가 계획된 것입니다. 그러나 신축이 아닌 증축 공사인 교육원 설립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첫 시작부처 최초 설계도면과 증축 현장의 불일치가 발생하였고, 실제 필요 예산이나 공사기간을 크게 수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진입로 공사 중 예상치 못한 지중 암반이 발견되었는데, 이를 제거하기 위한 추가 공사에 대해 건축(토목)공사 시공사와 CM단의 의견이 충돌하면서 실제 건축공사가 중단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충분한 공기와 예산이 뒷받침된다면 시간을 두고 양측의 의견을 들어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 처리할 수 있겠으나,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발주청의 입장에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고, 가능한 범위의 추가 예산을 확보하여 공사를 신속하게 재개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공사 기간 내내 설계자, 시공사, 감리단 사이의 팽팽한 긴장과 불협화음, 책임소재에 대한 이견 등의 문제를 발주청의 입장에서 조율하고, 결정해서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되지 않도록 끌고 나가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추가 예산 확보를 위해 관련부처가 귀찮을 정도로 찾아가고, 공사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시공사를 어르고 달래야 했습니다. 부족한 예산은 다른 부분에서 아껴서 메우며, 공사기간 확보를 위해 1차수와 2차수 공사기간을 조정했습니다.
다시 총 계약 기간을 최소 범위에서 조정하는 변경 계약을 진행하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2024년 12월 31일 마지막 날까지 폐기물처리용역 예산이나 관급자재 예산을 한 푼의 불용도 없이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제도적 한계로 피 같은 공사 예산 5천만원이 불용되는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정말 등에서 식은 땀이 나는 경험을 했습니다.
2025년에도 건축공사 시공사의 1차수 준공금 정산 오류, 감리단의 1차수 완수금 정산 오류 등으로 예산 상 처리의 어려움이 발생한 상황에서, 관련 법령과 제도를 세세히 확인하고,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며, 해결 방법을 찾아냈을 때 매우 기뻤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공사 기간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2025년 11월 준공 직전까지 공사 예산 잔액을 하루에 몇 번씩 확인하면서 부족분이 발생한 것은 아닌지 걱정했는데, 11월 말 최종적으로 예산이 부족하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섰을 때, “아, 이제 다 해결되었고, 공사가 제대로 공기 내에 준공될 수 있겠다”라고 안도했습니다.
Q _ 이 프로젝트를 위해 역할 분담을 어떻게 나눴나요?
A _ 인권위에는 시설담당 조직이나 담당자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장 경험이 풍부한 기술직 사무관(외부 전문가, 임기제)을 채용하여, 현장 공사를 직접 감독, 관리하도록 하였고, 저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공사를 진행하기 위한 여러 법률적, 제도적, 행정적 처리를 지원하였습니다. 이후 2025년 1월 교육원의 개원 준비를 위한 부서(국가인권교육원 개원 준비단)가 구성되면서, 공사 현장 관리, 공사 관련 계약 등 행정 지원, 관급공사 관련 처리, 개원 후 교통대책 등 각자의 업무를 분장하여 체계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Q _ 개원식을 앞둔 지금, 처음 막막했던 때와 비교하면 감정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A _ 아직도 세세한 부분에 대한 보완 및 개선 공사가 일부 진행되고 있지만, ‘공사’의 ‘공’자도 모르던 행정공무원이 관련 법령과 공사 관련 매뉴얼을 찾아가면서 공사를 진행하던 때를 되돌아보면, ‘아, 정말 이게 되네’라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몸치인 제가 군대에 입대하며 ‘내가 군생활을 잘 해낼까’ 싶었지만 최우수 사병으로 사단장 표창을 받고 전역한 30여 년 전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다시 하라면 절대 못할 것 같습니다.(하하)
Q _ 시민이 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해주면 가장 보람을 느끼실 것 같나요?
A _ 여러모로 노력했지만, 국가인권교육원이 다른 교육시설과 크게 다를 정도의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고 내세우기는 어렵습니다. 향후 교육원을 운영하면서 교육생들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대한민국의 인권교육 허브로서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 교육시설을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특정 교육생만을 위한 교육시설이 아닌 누구나 지나가다가 들러서 인권체험관, 인권 상영물, 전시물도 체험할 수 있는 일상 속 박물관, 도서관의 역할을 하는 ‘종합적 인권 허브’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글_ 김민태 ㅣ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기획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