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회 ‘장애인의 날’ 국가인권위원장 성명 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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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장애인의 날’ 국가인권위원장 성명
담당부서 : 장애차별조사1과 등록일 : 2026-04-20 조회 : 1594

 

46장애인의 날국가인권위원장 성명

 

장애인의 일상에서 노동권·접근권 등 권리 보장이 실현되어야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 이하 인권위’)420일 제46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 사회 모든 장애인이 차별 없이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실천을 촉구합니다. 그동안 인권위는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과 권리 보장을 위해 진정사건 조사·구제, 법령·제도 개선 권고·의견 표명, 관련 실태조사 등을 추진해 왔습니다.

 

특히, 인권위는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올해 1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장애인 참정권의 실질적 보장을 권고한 바 있으며, 4월에는 발달장애인을 감금하고 비인도적 처우를 한 혐의가 있는 정신의료기관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장애인 권리 증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며, 나아가 장애인의 일자리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장애인 인권 증진에 관한 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장애인 권리 보장에 관한 관심이 다시 조명될 것이라 봅니다. 그런데, 장애인 권리 보장에서 중요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배려이해차원에서 접근하는 일회성 관심이나 동정이 아니라,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일하고 생활하는 등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권리를 누리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3. 30.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장애인권리보장법안이 통과된 것은 이와 같은 부분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장애인은 여전히 일터나 지역사회 곳곳에서 노동권·접근권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노동권 측면에서, 장애인은 채용 과정부터 차별을 경험하고 있으며, 취업 이후에도 직무 배치·승진·임금·근로환경 등 여러 측면의 불이익을 겪고 있습니다. 기관과 기업은 장애인 고용을 사회적 책임 또는 부담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고, 그 결과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장애인은 일할 기회조차 제한받고 있습니다. 노동은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한 사람의 존엄과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권리라는 점에서 이러한 현실은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 할 것입니다.

 

접근권 측면에서도, 지역사회에서 많은 건물과 교통수단·문화시설·정보서비스는 형식적으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애인에게 수많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휠체어 이용자는 이동 자체가 어렵고, 시각장애인은 안내 체계의 부족으로 도보에서조차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청각장애인은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이 식당·병원·관공서·대중교통·공연장 등 일상적인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한다면, 이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사회참여의 기회가 구조적으로 박탈되는 문제라 할 것입니다. 접근권은 이동 편의 문제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교육권·노동권·문화권·건강권 등 장애인의 수많은 권리를 연결하는 기본 토대이기 때문입니다.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도 여전히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정신의료기관에서 정신장애인의 인권 또한 진전이 더딥니다. 최근 우리 위원회 직권조사 등을 통해 확인했듯이 열악한 시설 환경, 부당한 격리 강박, 통신의 자유 미보장, 환자 간 폭력 사망에 대한 병원의 주의 보호 의무 소홀 등으로 정신장애인의 인권 개선이 더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결단과 이에 따른 체계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해 채용부터 근로 유지까지 전 과정에 걸친 실효성 있는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장애인의 노동권과 관련하여, 장애인의 고용률 하락과 높은 실업률 등이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 일자리 확대 등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취지에서 인권위는 오는 428, 국가인권교육원 개원식에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예술단을 초청하여 장애인들의 재능과 노력이 발휘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장애인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사회적 역할을 존중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공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접근성 개선과 관련하여서도 신규 시설뿐 아니라 기존 시설에 대해서도 단계적 개선을 의무화하고, 이동·정보·의사소통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설 거주 장애인이나 정신장애인에 대한 시설·병원 내에서의 처우 개선 등 인권 증진을 위한 노력에도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장애인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얼마나 동등한 시민으로 대하고 있는지 되묻는 날이어야 합니다. 장애인이 노동권이나 접근권과 같이 일상과 밀접한 부분에서조차 온전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사회는 모두를 위한 사회라고 할 수 없습니다.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는 일은 특정 집단을 위한 특별한 배려가 아니라, 헌법이 요구하는 평등과 인간다운 생활이 일상에서 실현되는 것입니다.

 

2026, 인권위는 장애인이 일상에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하여, 장애인 일자리와 공중이용시설에 대한 접근권, 시설 거주 장애인과 정신장애인에 대한 관련 시설 내 처우 개선 등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장애인의 날인 오늘, 우리 사회 모두가 이와 같은 노력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계기가 되는 날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6. 4. 20.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안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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