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일 노동절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성명 |
|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는 2026년 5월 1일 노동절을 맞이하여 아래와 같이 성명을 발표합니다.
□ 노동절은 노동의 소중함을 새기고, 노동자들이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실천을 촉구하는 날입니다. 노동은 삶 그 자체입니다. 사람은 노동을 통해 그 자신과 가족의 삶과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노동절에는 두 가지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 첫째, 63년 만에 “노동절”을 정식 명칭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23년부터 매년 5월 1일을 '노동절'로 기념해 왔으나, 1963년「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근로자의 날'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 "근로(勤勞)”는 일제강점기부터 사용되어 온 용어로 국가나 기업의 통제에 순응하며 일하는 수동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노동의 자주성과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 이에 국회는 2025. 11. 11. 노동의 능동성과 주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변경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명칭의 변경에 그쳐서는 안 되고, 노동은 존중되어야 하며, 노동자의 기본권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추어 나가겠다는 다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둘째, 올해부터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노동절이 유급휴일로 규정되었습니다. 그동안 노동절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적용이 되어 공무원과 교사 등에게는 유급휴일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국회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의결하여 올해부터 전 국민에게 적용되는 유급휴일로 보장하였습니다.
○ 노동절을 유급휴일로 지정한 것은 단순히 휴일을 늘리는 의미가 아닙니다. 노동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아직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노동자들을 위해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노동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 이와 같은 노동절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노동절에 유급 휴무를 보장받는다는 응답은 전체 노동자의 64.8%에 그쳤고, 그마저도 고용 형태, 근무시간, 사업장 규모, 임금 수준별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노동자를 위한 노동절의 적용에 있어서조차 노동환경이 양극화되어 있는 것입니다.
○ 노동절의 유급휴일 지정은 노동법에 따른 보호에 있어서 사각지대에 놓인 모든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함을 되새기는 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한편, 오늘날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기술의 도입 및 발전은 노동영역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 AI가 노동 현장 곳곳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모든 영역에서 일자리를 대체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AI의 도입과 확산은 알고리즘에 바탕을 둔 플랫폼노동자,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프리랜서 등 불안정 고용 형태와 비숙련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노동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IT산업 비숙련 종사자 및 콜센터 노동자의 대량 해고 사태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 나아가, 최근에는 AI가 채용·배치·평가·징계·해고 등 인사에 영향을 끼치며, AI 기반 CCTV로 인한 노동자 감시, PDA를 활용한 생산성 추적, 노동자 생체 정보 수집에 이르기까지 노동자의 기본적 인권, 노동권을 침해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6. 1. 22. 시행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은 AI 도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에 대한 예방보다는 AI 산업에 대한 지원과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2024년에 인공지능을 포괄적으로 규제함으로써 AI의 도입으로 인한 노동권 침해를 적극적으로 예방·구제하기 위하여 「AI 규제법」을 제정한 상황과 차이가 있습니다.
○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는 진지하게 숙고하고,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AI가 노동인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태조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AI가 초래하는 위험 요인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여 일자리의 양과 질 감소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노동권 침해를 예방하고, 해소할 수 있는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 국가인권위원회는 2026년 5월 1일 노동절을 맞이하여 우리 사회의 약자를 보호하고, 노동인권 진전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2026. 4. 29.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안창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