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곤, 자살, 학대에 ‘AI 연령주의’우려까지 노인을 권리의 주체로 존중해야 |
| - 나이 듦이 차별이 되지 않고, 살던 곳에서 존엄한 삶이 보장되어야 - - 30회 '노인의 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성명 - |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는 10월 2일 제30회 '노인의 날'을 맞아 우리 곁의 모든 노인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노인이 나이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살던 곳에서 권리의 주체로서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관심을 촉구합니다.
□ 올해는 우리 사회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뒤 맞는 두 번째 노인의 날입니다. 2026년 8월 말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는 1,127만 8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22.08%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인구 규모의 변화만큼 노인의 삶과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가 충분히 갖추어졌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소득빈곤율은 39.7%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으며, OECD 평균(14.8%)의 약 2.7배에 이릅니다.
○ 우리나라의 OECD 기준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4.9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10.9명)의 약 2.3배에 이릅니다. 특히, 2025년 80세 이상 인구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52.6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 2025년 노인학대 판정 사례는 7,973건으로 전년보다 11.2% 증가하였으며, 이 가운데 7,076건(88.7%)이 가정에서 발생하였습니다.
□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려면 빈곤과 학대 등 당면한 문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노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노인을 나이만으로 판단하거나 사회에 기여할 수 없는 존재로 여기는 연령주의(Ageism)는 노인의 사회참여를 가로막고 존엄을 훼손할 수 있습니다.
○ 특히 인공지능(AI)이 의료와 돌봄 현장에 도입되는 과정에서는 기존의 고정관념이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반영되어 노인에 대한 차별을 되풀이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지난 9월 2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 등과 공동 주최한 ‘인공지능과 노인인권’ 국제포럼에서도 유엔 노인인권 독립전문가는 AI 전환 과정에서 기술혁신에 앞서 인권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 노인이 나이와 관계없이 존엄한 삶을 누려야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헌법」 제10조 및 제34조가 보장하는 인간 존엄성과 사회보장의 취지, 「노인복지법」의 기본이념에 부합합니다. 국제사회도 유엔 「노인을 위한 원칙」을 채택한 데 이어 노인의 권리를 보다 두텁게 보장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 마련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 국가인권위원회도 노인을 권리의 주체로 존중한다는 원칙 아래, 제도개선 권고, 국제적 협력 등을 통해 노인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 올해 6월에는 정부에 지역 간 돌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최소 서비스 기준을 마련하고, 생애 말기 돌봄을 강화하며, 권리구제 절차와 ‘주거’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인권에 기반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개선」을 권고하였습니다.
○ 또한 연령주의 인식개선 책자 「노년, 연령주의와 노인인권」을 발간하였으며, 노인 자살위험자 조기발견과 인권보호를 위한 실태조사 및 장기요양기관 돌봄서비스 인권영향평가 지표 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국제사회에서는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 고령화실무그룹 의장국으로서 노인권리협약 성안을 위한 논의에 참여해 왔습니다.
□ 이러한 노력이 노인의 일상에서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가 노인 빈곤과 자살, 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고,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관한 제도개선 권고를 적극 이행할 것을 요청합니다.
□ 그리고 노인의 일상을 곁에서 지키고 계신 돌봄 가족과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 돌봄 현장의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노인을 권리의 주체로 존중하는 사회는 노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한편, 돌봄을 제공하는 분들의 권리와 노동도 함께 존중해야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 국가인권위원회는 앞으로도 나이 듦이 차별이 되지 않고 모든 노인이 살던 곳에서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정책을 인권의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살피겠습니다. 노인의 권리가 일상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국가인권기구로서 맡은 바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겠습니다.
2026. 10. 2.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안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