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재신청 제한과 각하 제도 도입,
인권 보호 원칙에 부합하도록 신중히 검토해야
- 난민 재신청 요건 완화 및 실질적 심사 보장하고,
전문인력 확충과 난민심사 절차적 지원 강화해야 -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 이하 ‘인권위’)는 2026년 10월 28일 국회의장에게 「난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제17617호, 이하 ‘개정안’)을 심의할 때, ▲난민 재신청의 허용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도록 요건을 완화하고, ▲출석 불응 등 형식적인 사유만으로 난민 신청을 각하하기보다 개별 사정을 고려한 본안 심사를 통해 신중하게 판단하며, ▲난민 심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 난민 재신청 요건, 완화하여 실질적인 재심사 기회 보장해야
○ 개정안은 난민 재신청의 요건이 되는 ‘중대한 사정의 변경’을 정의하고, 중대한 사정변경이 없는 재신청이나 거짓 서류 제출, 출석요구 불응 등의 경우 난민인정 신청을 각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난민심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심사 지연을 줄이려는 취지이나, 난민 신청자의 절차적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
○ 유엔난민기구의 「난민지위결정에 관한 절차적 기준」은 신청자의 개인적 사정이나 출신국 상황의 변화 등이 난민인정 여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재심사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나, 개정안의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자료’, ‘난민 신청자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우’ 등의 요건은 재심사 개시 단계부터 지나치게 높은 입증 부담을 부과할 수 있다.
○ 특히 난민 신청자는 트라우마, 언어 장벽, 법률 조력의 부재, 정보 부족 등으로 최초 심사에서 핵심적인 박해 사유를 충분히 진술하지 못하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재신청 요건은 난민인정 여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유를 중심으로 완화하고, 보호 필요성을 다시 검토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재심사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식적 사유만으로 난민 신청 각하하는 것은 신중해야
○ 난민협약상 강제송환금지 원칙은 박해나 고문 등의 위험이 있는 국가로 난민 신청자를 돌려보내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난민 신청의 내용과 보호 필요성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채 접수 단계에서 신청을 각하하면, 실제 보호가 필요한 사람이 난민인정 심사를 받지 못하고 위험한 국가로 송환될 우려가 있다.
○ 거짓 서류 제출이나 거짓 진술이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신청 자체를 각하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난민 신청자는 제3자의 도움을 받아 서류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고, 출신국의 신원 확인이 어려워 제출 자료의 진위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제출 경위와 신청자의 책임 여부, 해당 자료가 난민 신청의 핵심 내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개별적으로 살펴, 본안 심사에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또한 중대한 사정변경이 없다는 이유로 재신청을 각하하는 것은 최초 심사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못한 보호 필요성을 다시 판단할 기회를 차단할 우려가 있으며, 출석요구 불응을 이유로 일률적으로 각하하는 것은 난민 신청자의 취약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할 수 있다. 트라우마, 질병, 장애, 통역 부재, 주거 불안정, 구금·입원, 동반 아동 양육 등 출석하지 못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수 있으며, 출석요구가 실제로 전달되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실질적인 박해 위험에 대한 심사 기회까지 차단하는 것은 강제송환금지 원칙에 반할 우려가 있다.
□ 난민심사 전문성 강화와 절차적 지원 확대 필요
○ 난민심사의 장기화는 반복적인 신청뿐 아니라 전문 심사인력 부족, 통·번역 지원 미흡, 심사의 전문성 확보 어려움 등 제도적 문제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인권위는 2023년 10월 난민인정심사 지연으로 인한 인권침해 진정사건을 검토하고, 난민전담공무원의 전문성 확보와 심사인력 확충, 난민위원회 상설화 및 위원 확대 등을 권고한 바 있다.
○ 난민인정심사는 신청자의 진술과 제출자료, 출신국의 정치·사회적 상황 등을 종합하여 장래의 박해 위험을 판단하는 절차이다. 따라서 심사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이려면 전문성을 갖춘 심사인력을 확보하고, 신청자가 자신의 보호 필요성을 충분히 진술하고 입증할 수 있도록 통·번역 지원과 필요한 법률 조력을 강화해야 한다.
□ 인권위는 난민심사의 실질적인 심사를 보장하는 한편, 난민심사의 신속성·전문성·공정성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붙임 1. 보도자료 1부.
2. 결정문 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