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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관찰처분대상자 인권침해 실태조사

  • 담당부서홍보협력팀
  • 등록일2003-03-10
  • 조회수3960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2002년 인권실태조사의 일환으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에 의뢰해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간 보안관찰 대상자 50에 대한 면접조사 등 보안관찰 관련 실태조사를 벌였습니다.

이번 실태조사는 보안관찰처분대상자와 피보안관찰자의 인권침해 실태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최초의 조사라는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주요 조사항목은

  • 보안관찰처분 대상자 요건
  • 보안관찰처분 결정 절차
  • 보안관찰처분 결정 및 갱신
  • 보안관찰처분 내용
  • 취소소송 실태
  • 보안관찰제도가 의식에 미치는 영향

등 보안관찰처분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조사는 피보안관찰자 35명, 면제자 5명, 처분대상자 2명, 처분취소자 8명 등 50명에 대해 면접조사 형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번 조사결과, 피조사자들은 보안관찰처분 결정이 내려지기 전인 ‘보안관찰처분대상자’ 신분일 때부터 경찰의 잦은 방문과 전화 등으로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조사자 50인은 모두 출소직후부터 경찰로부터 “출소사실을 신고하라”는 강제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은 가족들에게 “재구속될 수 있다”고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잦은 방문과 전화로 출소신고를 요구하거나, 출소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긴급체포하여 기소한 사례도 5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면접조사자 가운데 17명은 자신이 보안관찰처분대상자라는 사실과 출소 후 신고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고지 받지 못한 채 경찰로부터 강요를 당해온 것으로 나타나, 법적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피조사자 50명은 모두 신고이후에도 경찰의 과도한 동태파악으로 인하여 심리적 불안정 상태를 겪었으며, 일부는 보안관찰처분 결정이 나기도 전에 집회 참가를 금지 당하거나, “누구를 만났느냐” 등의 사생활을 상세하게 캐어묻는 등의 지도에 상응하는 조치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보안관찰처분은 “재범의 위험성”을 기준으로 처분결정을 내리고 있는데, 이번 조사 결과 보안관찰처분심의위원회의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판단기준이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권, 법적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처벌에 해당하거나 주변 환경을 문제 삼은 사례도 나타났습니다. 검사의 청구원인사실, 보안관찰처분심의위원회의 의결서에 적시된 내용을 근거로 추출한 각 유형에 따른 구체적인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양심의 자유 침해라고 보여지는 처분 사유는 모두 13건으로 26%에 달합니다. 이는

  • 전향과 준법서약서를 거부하였다(4명, 8%)
  • 전향서와 준법서약을 제출하였으나, 범죄혐의를 부인하고 있다(7명, 14%)
  • 준법정신이 희박하다(2명, 4%)는 이유로 보안관찰처분을 결정한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둘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할 수 있는 처분 사유는 26건으로 52%입니다. 이는

  • 국가보안법, 보안관찰법 폐지, 양심수 석방을 주장하였다(16명, 32%)
  • "북한은 의식주에 있어서 평등한 사회"라고 진술하였다(3명, 6%)
  • 수감중 교도소 접견시간 보장 등을 요구하며 불식하였다(1명, 2%)
  • 각종집회에 참석하였다(5명, 10%)
  • 수감중 자서전을 발간하였다(1명, 2%)라는 이유로 보안관찰처분을 내린 사례입니다.

셋째, 이중처벌에 해당한다고 보여지는 처분은 9건으로 18%입니다. 이는

  • 출소신고를 거부하였다(3명, 6%)
  • 원 사건이 중하여 장기복역을 했다(4명, 8%)
  • 행형 성적이 좋지 않다(2명, 4%)는 이유입니다.

넷째,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보여지는 사례로는 18건으로 36%에 해당합니다. 이는

  • 이혼한 후 재혼하지 않고 있다(3명, 6%)
  • 보안관찰처분대상자인 자들이 동거중이다(1명, 2%)
  • 일정한 직업이 없어 생활이 불안정하다(5명, 10%)
  • 처의 수입에 의존하여 하류생활을 하고 있다(7명, 14%) 기타(2) 등의 이유로 처분결정을 내렸습니다.

다섯째, 법적 권리를 제한하였다고 보여지는 사례는 3건으로 6%입니다. 이는

재심청구를 하면서 무죄를 주장, 불만을 표시한다(2명, 4%) 보안관찰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1명, 2%)라는 이유입니다. 여섯째, 개인의 주변 환경을 문제 삼아 보안관찰처분을 내린 사례는 9건으로 18%입니다. 이는

  • 현 주거지는 간첩접선 및 침투간첩 은신, 간첩 거점확보 등에 용이하다(1명, 2%)
  • 가족이 북한에 거주하고 있다(5명, 10%)
  • 기타(3명) 등의 이유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일곱째,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처분 사례는 27건으로 54%입니다.

  • 활동능력이 왕성하다(3명, 6%)△출소기간이 일천하다(10명, 20%)
  • 가석방 기간중이다(3명, 6%) △인터넷 사용을 잘 한다(1명, 2%)
  • 공범들이 출소하여 재범의 우려가 있다(7명, 14%)
  •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을 접촉했다(3명, 6%)는 이유입니다.

특히, 활동능력이 왕성하다는 이유로 보안관찰처분을 내린 경우가 있는 반면에 “사회적응이 부진한 채, 사회활동이나 대인관계 접촉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처분결정을 내린 경우도 있어서 그 기준이 매우 자의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보안관찰처분 결정이 난 ‘피보안관찰자’는 정기신고, 주거지 이전 및 여행신고 등의 의무를 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신고 사항이 매우 광범위하고 특정되지 않음으로 인해 양심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여행의 자유, 광범위한 사생활 침해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또한 경찰은 피보안관찰자에게 지도와 재범방지 조치를 행하도록 되어 있는데, 조사결과 언론, 표현, 집회, 결사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등 인권침해가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예컨대, 집회 참가를 막기 위해 경찰이 집에 눌러앉아 있는 등 과도하게 집회나 모임을 금지하고 있는 사례도 있었으며, 정당활동 금지, 강연 내용 간섭 등 피보안관찰자의 일상생활에 과도하게 개입함으로써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도의 방법에 있어서도 가족, 친지 뿐 아니라 집 주인, 직장동료, 성당 교인, 아파트 경비 등에게 ‘피보안관찰자’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거나 동태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피보안관찰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생활을 침해하였습니다.

4. 한편 보안관찰법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서 그로인한 불이익 처분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자 가운데 취소소송을 제기한 8명은, 판결로 취소되기 전까지 신고의무 이행, 경찰의 지도조치 등 보안관찰처분의 집행을 받아야 했습니다. 특히 2001. 4.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내려졌음에도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5. 이번 조사결과는 이 법이 “재범의 위험성을 예방하고 건전한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음에도 실제로는 보안관찰대상자들의 의식을 스스로 검열하게 하거나,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발생케 함으로써 사회복귀를 어렵게 만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피조사자들은 보안관찰처분에 대해서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내가 보안관찰을 받고 있어서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염려되어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 편하지 않다”거나 “항상 발목에 노끈이 걸려있는 것 같아 사람을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게 만든다”라고 답변하였습니다. 보안관찰대상자들은 이 제도가 개인의 내면세계에 대한 국가권력의 부당한 간섭이고 감시체제라고 지적하였습니다.

보안관찰법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이미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으나, 이번 조사결과는 보안관찰제도가 법규 자체는 물론이고 그 절차에서 처분 요건, 처분 집행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도 광범위한 형태로 보안관찰대상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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