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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2018.03] 한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 미투(#Me Too)

일러스트 이선희

미투 일러스트

 

지난 2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고발을 계기로 ‘미투(#Me Too) 운동’이 뜨겁다. 수많은 폭로가 줄을 이었다. 검찰을 시작으로 문학, 연극, 영화, 교단, 정치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 폭로가 거의 매일 헤드라인을 차지했다. ‘미투’는 트렌드를 넘은 사회 현상이 되었다. 선거가 있는 해여서인지 이어지는 미투를 ‘정치적 공작’이라 말하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끝이 안 보이는 미투의 행렬은 특정인의 업적을 깎아내리고 삶을 망치려는 음해이고 공작인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당장 SNS만 열어봐도 알 수 있다. 수많은 여성이 매일의 삶 곳곳 에서 겪어야 했던 미투의 순간들을 고발 중이다. 가해자가 유명하지 않아서 덜 알려졌을 뿐 셀 수 없는 이들이 일생에 걸쳐 숱한 성폭력에 노출돼왔음을 호소한다. 이러한 폭로의 연쇄 반응은 미국발 미투가 처음도 아니다. 이미 2016년부터 인터넷상에서는 ‘#○○ 내_성폭력’이 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수많은 성폭력 고발이 이어진 바 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혹은 공공장소에서 다종다양한 성폭력에 노출돼온 이들의 사연은 지난해 <참고문헌 없음>이라는 책으로 묶여 나오기도 했다. 검찰 내 성폭력 고발이 더 큰 불길을 부른 것은 맞다. 사회의 엘리트들이 모였다는 집단에서조차 여성들은 안전할 수 없었던 데 대한 분노와 충격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종종 ‘나도 당했다’로 오역되곤 하는 미투는 ‘나도 고발한다’로 읽는 것이 마땅하다.


폭로는 조직과 사회가 더 이상 개인을 지켜주지 못할 때 행하게 되는 마지막 선택이라는 점에서, 가장 비극적인 고발 방식이다. 그럼에도 미투는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으면 ‘꽃뱀’이나 ‘공작’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 피해 호소인들 은 위험천만한 폭로를 이어간다. 성폭력에 대해 심각하게 왜곡된 사회적 인식과 태도, 즉 ‘강간 문화(Rape Culture)’ 안에서 피해자들은 두 번, 세 번 가해에 노출된다.


언론의 미투 보도 태도부터 만연한 강간 문화, 그리고 거세지는 백래시(Backlash, 사회나 정 치의 변화로 인해 기득권을 잃는다고 믿는 이들이 보이는 정서적, 사회적 반발과 그로 인한 차별기제)까지, 미투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비추는 거울이다.

 

  

화면해설.

이 글에는 한 사람이 자신이 당한 성희롱, 성폭력을 세상에 드러냄으로써 다른 여러 여성이 각자 자신의 피해를 드러내기 시작해 마침내 커다란 퍼즐판이 맞춰져가는 그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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