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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 담긴 풍경 [2018.09] 가짜뉴스는 왜 퍼지는 걸까? - 가짜뉴스에 속지 않는 법

글 구본권

 

자신에게 유리한 거짓 정보를 퍼뜨리려는 집단은 언제나 있었다. 최근 가짜 뉴스의 확산은 모바일 환경과 소셜 미디어가 배경이다. 신문과 방송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미디어를 이용하는 방법이 달라지고 그로 인해 생각하는 방식과 여론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변했다.

 

가짜 뉴스는 이렇게 퍼진다

첫째, 뉴스 이용이 개인 차원에서 이뤄진다. 이용자는 신문과 방송 등 대중매체의 뉴스 콘텐츠나 편집 방침을 무시하거나 외면하기 어려웠다. 신문은 주요한 뉴스의 제목이나 편집된 기사를 순서대로 읽게 되고, 방송 뉴스는 앵커가 전하는 순서대로 뉴스를 시청했다. 미디어 생산자가 중요도와 적절성, 편집 방침에 따라 선별하고 배치한 뉴스를 따르는 방식이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상에서는 개인이 각자 선호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흥미 위주로 뉴스를 이용한다. 뉴스를 편식하게 되고, 뉴스의 맥락을 알기 어려워 편향된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다.

둘째, 뉴스가 제공하는 정보의 형태와 출처가 뒤섞인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의 정보는 뉴스와 콘텐츠가 뒤섞여 있다. 모바일 화면에서는 다양한 언론사의 뉴스를 보면서 댓글 등 독자의 반응이나 의견도 함께 살펴본다. 다양한 정보를 이용자가 주도적으로 탐색할 수 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대가를 치른다. 소셜 미디어에서 다양한 출처의 수많은 뉴스를 읽지만 해당 뉴스의 출처가 어디인지 기억하지 못하거나 의식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뉴스의 형태와 출처를 구분하지 않고 이용하는 습관은 결국 어떠한 조직에서 뉴스를 생산하고 누가 어떠한 의도로 뉴스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주의력을 떨어뜨리게 만들어 뉴스 이용을 수동적이고 무비판적으로 만든다.

셋째, 지인의 영향력이 확대된다. 소셜 미디어는 이용자 간의 관계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다. 친구나 지인 등 나와 연결되고 친분이 있는 사람이 전달해 주는 정보는 언론사나 전문기관이 알려주는 정보보다 믿음직스럽다. 소셜 미디어의 정보는 지인을 통해 이용자에게 전달되므로, 해당 정보의 출처와 형태에 대해서 따지지 않고 일단 믿는 경향이 있다. 가짜 뉴스라 하더라도 아는 사람이 전해주면 의심 없이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일러스트

 

가짜 뉴스에 속지 않으려면

가짜 뉴스 판별력은 결국 비판적 사고력이다. 비판적 사고력은 고도의 인지능력이다. 몇 가지 구체적인 도구를 갖추고 훈련한다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동시에 날마다 만나는 다양한 뉴스와 정보는 우리가 비판적 사고를 훈련하고 키워나가기 가장 좋은 대상이기도 하다. 비판적 사고를 일상생활에서 훈련할 수 있는 4가지 핵심 도구를 소개한다.

첫째, 모든 지식과 정보는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다. 지식은 아무리 유용하고 당연한 진리처럼 보여도 더 나은 것으로 대체될 수 있다. 더 나은 지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확신과 아집에 머무르지 않게 된다.

둘째, 그 지식이 무엇에 근거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어떤 주장이나 논리가 유용하거나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따져보기 위해서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것이 근거하고 있는 바탕이 얼마나 탄탄하고 논리적인가를 살펴보는 일이다.

셋째, 제시되는 논리와 정보의 의도를 읽는 게 중요하다. 모든 논리나 지식은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며 목적 지향적 결과물이다.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가장 쉬운 길은 해당 발언으로 누가 어떠한 이득을 얻을까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넷째,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게 필요하다. 사실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지 않지만, 의견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기사에는 사실과 의견이 뒤섞여 있다. 특정한 기사나 주장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은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핵심 도구이다.

 

 

구본권 님은 한겨레 신문에서 기자로 활동하면서 디지털 인문학을 생각합니다. 사람과 디지털연구소장으로 미디어 언론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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