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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차별

돋보기 [2018.11] 긍정의 변화를 바란다
혐오와 차별

일러스트 이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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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이 다양한 집단을 표적해 확산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현대 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유형의 차이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혼재하면서 민족, 지역, 문화, 성별 등 여러 차원에서 차이가 부각된다. 특히 문화·언어적 차이가 그 중심에 있다. 나와 다른 피부색이라 배척하고, 서로 다른 성 정체성에서 이질감을 느끼고, 가부장적인 유교 사상의 발현으로 유구한 소외감을 느끼는 등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선을 긋고 칼날을 겨눈다.

최근 평등권 실현과 혐오 차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월 국가인권위원회 최영애 위원장은 자신의 첫 번째 책무로 여성, 노인, 난민, 이주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및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은 국민의 기본권인 평등권을 추구하는 헌법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법이다.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예방하고 금지하며 차별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평등권을 실현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여전히 찬반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차별금지를 법제화하는 것이 차별과 혐오를 해소하는 데 긍정의 도움이 될지는 확언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침으로써 우리가 당연하게 얻은 풍요는 무엇이고, 그들이 억울하게 잃은 권리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계기는 마련된 것 같다.

2007년 차별금지법 제정이 무산된 후 10년 넘게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2018년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2018년 차별과 혐오의 대 범람’ 이것이 우리의 현 좌표다. 세상에 혐오 받아 마땅한 사람은 없다. 차별해도 되는 사람 역시 없다. 서로의 차이를 긍정적으로 접근하면 인정과 이해로 이어지지만, 차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면 차별과 혐오를 낳는다. 쉽게 내려진 결론은 어떤 식으로든 깊은 상흔을 남긴다. 서로가 말의 칼날을 겨누지 않는 모습으로 맞서야 한다. 우리는 긍정의 변화를 원한다.

 

 

이 글에는 일러스트 이선희 님의 그림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웃으며 정답게 악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겉으로만 보이는 행동일뿐, 속마음은, 한 사람은 삿대질을 하며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또 한사람은 잔뜩 주눅이 들어 움츠리고 있습니다. 마치 겉으로는 마음좋고 이해심많은 윗사람과 사이좋은 직원같지만 실상은 갑질하는 사장과, 말한마디 못하고 위축된 사원을 연상시키는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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