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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챌린지 [2020.08] 우리는 모두가 인권운동가다

글 김혜정 (편집실)

미국의 흑인민권운동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이 자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백인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과 그에 따른 사망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FBI(미국연방수사관) 조사 결과 지난 2018년 미국에서 발생한 증오 범죄 중 흑인이 범죄의 대상이 된 경우가 46.9%로 가장 많았다. 지금, 이 현실에 변화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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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지난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비무장 상태였던 플로이드는 경찰의 무릎에 목이 깔린 채 “숨을 쉴 수 없어요.”라고 고통을 호소했지만 경찰은 8분 46초 동안 놓아주지 않았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플로이드는 그날 세상을 떠났다.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플로이드에게 행해진 가혹행위도 문제였지만 이 사건을 처리하고 대중에게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병원으로 이송된 플로이드가 숨졌을 때, 경찰 측은 그가 의료사고로 사망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
사람들은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의미의 ‘Black Lives Matter(BLM)’라는 문장을 해시태그로 달며 인종차별에 대해 분노했다. 학교와 공원, 거리 곳곳에 시민들이 모여 한쪽 무릎을 꿇고 다른 쪽 팔을 치켜 올리며 일제히 “Black Lives Matter.”를 외쳤다. 미국 50개 주 전역의 2,000개 이상 도시에서 크고 작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열렸다. 경찰도 이에 동참했으며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지도자도 동참했다.
국내의 연대 목소리도 컸다. 6월 초 서울 명동에서는 인종차별을 규탄하고 미국 시위와 연대하는 평화 행진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명동 밀리오레 쇼핑몰에서 청계천까지 약 1.2㎞를 걸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연대의 힘

미국 사회에 플로이드와 같은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처럼 대규모로, 오랫동안 이어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시민들이 중심이 된 시위는 다양하고 의외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지난 6월 초 트위터에는 흑인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을 막아선 백인 소녀의 영상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보호대로 무장한 경찰이 진을 치고 다가오자 한 백인 소녀가 흑인 소년을 지키기 위해 그 앞을 가로막았다. 경찰이 몸을 일으키고 거세게 밀고 들어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흑인 소년을 지켜내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은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힘이 된다. 우리는 수많은 역사에서 그것을 배웠고, 또 목격했다. 플로이드의 죽음이 불씨가 된 대규모 인종차별 철폐 운동으로 인해 사회 곳곳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 NASA는 워싱턴DC의 본부 명칭을 메리 W. 잭슨으로 바꿨다.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공학자다.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자를 ‘폭도’라고 지칭하는 글을 방치해 디즈니, 삼성전자 등을 비롯한 200여 곳의 기업으로부터 광고 불매에 시달리고 있다.
짐 브리덴스틴 NASA 국장은 본부 명칭을 변경하는 결정을 내리며 “그동안 소수자라는 이유로 덜 조명 받아왔던 인물을 더 많이 기념하고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미국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는 변화의 중심에 있다. 일상 속 차별에 분노하고 부당함에 저항할 때, 평범함은 위대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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