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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가 말한다 #2 [2020.08] 인권 도서관

글 안병훈 MD(교보문고)

 

하루가 멀다 하고 증오와 혐오의 표현, 성차별, 인종차별에 대한 뉴스를 접한다. 사회에 만연한 차별은 나와 타인을 구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진화를 거치며 인류는 생존을 위해 집단을 구성하고 그 안에서 강력한 사회적 관계를 맺지만 낯선 집단에 대해서는 경계와 두려움을 드러낸다. 이러한 불안은 이해와 공존의 단절을 야기하며 차별로 이어진다. 차별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실에서 우리는 공존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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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도 차별이 되나요?

구정우 지음/북스톤 펴냄/2019

우리의 인권, 이대로 괜찮을까요?
그 어느 때보다 인권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인권을 중시하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인권과 관련된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2018년 일어난 예민 난민 사태, 언제나 논란의 중심이 되는 범죄자의 인권, 최근 극도로 심화되고 있는 젠더 이슈까지. 괜찮다고 생각했던 인권 문제가 이곳저곳에서 곪아 터져 나왔다. 도대체 왜 인권 문제는 나아지지 못하는 것일까?
인권과 관련된 문제는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선택지다. 특히 인권과 인권이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근거를 가지고 판단을 내릴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인권감수성’이다. 인권감수성은 인권의 원리를 중심으로 생각과 태도, 말과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말로, 감성적 반응과 이성적 판단이 동시에 요구되는 개념이다. 책의 저자는 직접 개발한 인권감수성 테스트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인권에 대해 닫힌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다양한 사례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인권감수성은 내가 옳다고 생각한 개념이 누군가에게는 차별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상대방을 공감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서로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인권을 위한 반복적인 사고와 선택을 통해 우리의 인권감수성은 나아질 것이다.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악셀 하케 지음/장윤경 옮김/쌤앤파커스 펴냄/2020

무엇이 품위 있는 삶인가
우리는 흔히 예의 있는 사람을 일컬어 ‘품위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여기서 품위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으로 설명되는 좁은 의미의 개념이다. 넓은 의미에서 품위는 모든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하는 태도다. 우리는 후자의 의미로 사용된 품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려는 특성을 지니게 됐다. 집단 속에서 정체성을 발견하고 안정을 확보하는 동시에 집단에 속하지 못한 대상은 포용하지 않으려 한다. 이처럼 결속과 분열 사이에 놓인 영역에서는 끊임없는 갈등이 발생하며, 현대 사회에 이르러 이러한 중간 지대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사회적인 면과 반사회적인 면이 공존하는 인터넷이라는 기이한 영역에서는 무방비로 쏟아지는 정보와 익명성으로 인해 끊임없이 문제가 일어난다. 또한 사회가 급격히 변하면서 안전하다고 여겼던 영역이 불안정해지고 공포와 불안을 초래했다. 넘쳐나는 문제와 불안을 이유로 나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현대인이 늘어감에 따라 차별과 배제가 만연한 사회가 되었다. 하지만 품위가 있는 삶, 즉 개인의 행동이 타인과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갖고 영향을 미치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는 삶을 산다면 분열과 단절, 차별과 혐오로 점철된 사회를 품위 있게 건널 수 있을 것이다.
존중이 사라진 인간관계에는 차별과 혐오만이 남아있다. 자신만을 생각하기보다는 공감하고 포용하려는 태도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안병훈 MD는 좋은 책과 독자를 연결하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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