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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방법을 찾을 때

인권 도서관 [2020.10] 인간과 자연,
공존의 방법을 찾을 때

글 안병훈 MD (교보문고)

 

편하고 나은 삶을 위한 인간의 욕구는 무분별한 개발로 이어졌다. 현대에 이르러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생태계 변화가 이루어졌고, 오랜 시간에 걸쳐 맞춰진 인간과 자연의 균형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제 생태계의 붕괴는 인간이 자랑하는 현대 기술로도 감당할 수 없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다가온 위기의 상황에서 과거 자연과 균형을 유지했던 과거의 삶을 통해 공존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인간과 자연, 공존의 방법을 찾을 때

 

 

더 발전한 삶, 과연 더 행복한 삶인가요?

히말라야 고지대 인근에 위치한 라다크는 서구식 경제개발과는 동떨어진 공동체를 유지한 마을이었다. 그들은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자신들이 경작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토지만 경작하고 기를 수 있는 만큼의 가축만 길렀다.
오랜 시간 작은 규모의 공동체 안에서 다른 사람과의 공존, 자연과의 공존을 이루며 건강한 사회를 구축했다.
1974년 인도 정부가 라다크 지역을 관광 지역으로 개방한 이후, 이들의 삶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불과 10년 만에 관광산업은 붐을 일으켰고, 연쇄적으로 연관 산업도 급성장을 이루었다. 관광객들은 단 하루 만에 라다크 가정이 1년 동안 쓰는 돈을 썼고, 오래된 옷을 입고 농사일을 하는 라다크 사람들을 불쌍히 여겼다. 라다크 사람들은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물질적 풍요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자신들이 지켜온 전통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갖게됐다. 불과 십수 년 만에 라다크 공동체에 균열이 일어난 것이다. 균열로 인한 유대의 단절과 생태계의 파괴로 그들은 서서히 고통 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붕괴 과정 속에서 그들은 서구식 개발로 일어난 폐해에 대해 학습하며 그들이 지금껏 지켜온 전통의 가치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오래된 그들의 전통속에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은 이제 막 시작했다.

 

 

 

인간과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인간에 의해 생태계가 훼손되고 그로 인한 영향이 다시 인간에게 돌아오면서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성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인간은 생태계를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명목 아래, 인공조림을 조성하고 특정 야생동물의 수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대 기술의 도움으로 돌려 놓은 생태계는 생각지 못한 문제를 야기했다. 인공조림은 쉽게 무너졌고 숲속 동물의 생존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생태계에 있어 인간의 개입이 아닌 새로운 관계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간은 다른 생물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자연의 법칙 속에 따라 살아왔다. 인간이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긴 것은 불과 수백 년에 불과하다. 인간과 자연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는 인간이 쌓은 높은 담에 의해 약해졌다. 하지만 연결고리가 아예 끊어진 것은 아니다. 인간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오감을 지니고 있으며, 동물들이 지진이나 홍수를 미리 알아채는 것과 같은 제6의 감각도 여전히 지니고 있다. 이를 통해 여타 다른 생물과 마찬가지로 인간 역시 자연에 속한 하나의 생명체임을 깨닫는다. 자연이라는 거대한 체계 안에 인간이라는 종이 속해 있음을 인식하고, 그 안에서 함께 연대한다면 인간에게 직면한 기후와 환경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인간이 지금까지 자연과 맺어온 관계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이 자연을 이루는 하나의 구성원임을 깨닫고 그 안에서 자연과 맺어온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과거 인간이 지켜온 자연과의 균형을 되찾아야 비로소 인간과 자연이 건강한 공존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안병훈 MD는 좋은 책과 독자를 연결하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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