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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 [2022.01] #2 발달장애인 투표를 위해 지금 바로 필요한 것은?

글 김수원(한국피플퍼스트 활동가)

 

김수원 활동가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의 권리옹호를 위해 함께하는 ‘한국피플퍼스트’ 활동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이해하기 쉬운 선거자료 정당별 제작요구 기자회견_2022. 2. 14.(제공:한국피플퍼스트)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이해하기 쉬운 선거자료 정당별 제작요구 기자회견_2022. 2. 14.(제공:한국피플퍼스트)

 

 

참정의 권리는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투표참여

 

발달장애인들은 참정의 권리는 있었지만 정보와 편의에 대한 접근성의 부족으로 투표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2016년 4월 20대 국회의원선거가 있었던 시기에 발달장애인 참정의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목소리를 외치기 시작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의 투표참여의 어려움 사례
내가 뽑고 싶은 후보를 고르려고 하는데, 선거공보물에 있는 후보자의 사진이나 정당 로고가 (투표용지에는) 없어 당황했다. 투표하고 나서도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 투표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고 불편하다.

 

 

발달장애인 맞춤형 선거공보물 필요

 

발달장애인들은 투표할 수 있는 권리는 있지만, 그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제반 조건이 미약하다. 누구 하나 나서 발달장애인 참정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지 않았고, 오히려 퇴보하였다. 발달장애인들은 3월에 진행될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가를 대상으로 2021년 11월 29일과 2022년 1월 18일 발달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차별구제소송을 벌이게 되었다. 예전과 같이 투표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임시조치를 취해 달라고 법원에 찾아갔다. 글을 알지 못하여 투표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에게 그림투표용지, 어려운 공보물로 후보자의 공약을 인식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에게 이해하기 쉬운 선거공보물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즉, 참정의 권리를 행하기에 정당한 편의를 제공 받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 발달장애인의 현실에 관해 이야기한 것이다. 이후 2022년 1월 14일 투표 보조 차별구제소송에 대한 법원 심문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발달장애인이 자기결정권과 비밀투표를 할 수 있게하기 위해 매뉴얼을 삭제하였다고 말했다. 이는 발달장애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처사이다. 권리를 앞세우기 전에 발달장애인의 정당한 편의 제공을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투표보조, 그림투표용지 등 알기 쉬운 선거공보물, 모의투표와 설명회와 같은 정당한 편의가 제공되었더라면 발달장애인 스스로 자신이 찍고 싶은 후보를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이러한 다양한 지원 통해 권리는 더욱 신장될 수 있을 것이다.

 

 

발달장애인 투표를 위해 지금 바로 필요한 것은?

 

참정의 권리는 발달장애인의 인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국민들의 한표 한표가 이 나라를 유지시키고 운영하는 권력을 위임받게 되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에게 참정의 권리는 발달장애인도 이 나라에서 주권을 가진 존재로 인정받는 것이며 시혜와 동정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서 우뚝 서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다.

 

 

[ 발달장애인 투표활동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들 4 ]

01 맞춤형 선거공보물을 제작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해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명확한 문장을 구성하고 관련된 그림이나 사진을 넣어 다양한 정보를 넣어 선거공보물의 내용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02 지역별 설명회와 모의투표 진행
발달장애인들은 투표의 진행과정과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투표 모의체험을 통해 투표의 과정을 직접 몸으로 경험하고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03 투표보조 지원
이미 시각장애인과 신체장애인들은 투표의 과정에서 필요한 투표보조를 받고 있다. 이에 발달장애인도 투표보조를 지원받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과 비밀투표의 권리, 타인에게 영향을 받지 않고 공정히 투표할 수 있도록 가족이나 시설 직원들이 아니라 객관성을 담보해 줄 수 있는 투표보조가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

04 그림투표용지 제작
한글과 숫자로만 이루어진 투표용지는 매우 단편적인 정보만 담고 있다. 후보자의 사진과 정당의 로고, 색깔 등이 들어간 투표용지를 통해 시각적인 정보를 제공받는다면, 한글이나 숫자를 모르는 사람들도 다양한 정보를 통해 후보자와 정당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선택할 수 있다.

 

[ 한국피플퍼스트 운동 ]
발달장애인 자기권리옹호운동 ‘피플퍼스트(People First)’는 1974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열린 자기옹호워크숍 콘퍼런스에 참가한 한 발달장애인이 자신들을 ‘mentally retarded(정신 지체)’로 부르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I wanna be known to people first.(나는 우선 사람으로 알려지기를 원한다)”라고 말한 것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한국피플퍼스트는 전국의 지역 조직을 건립하기 위해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개최지를 직접 선정, 기획 및 진행하는 한국피플퍼스트대회와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 운동, 탈시설 캠페인, 통신사 사기 피해 운동, 노동권 등 발달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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