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제노포비아입니까?
최근 인터넷을 통해 외국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혐오감과 인신공격이 확산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계기는 있었다. 중국동포에 의한 수원살해사건과 결혼이주여성의 국회 진출이 그것이다.
그런데 특정한 사건이 반드시 일련의 움직임으로 이어질 당위는 없다. 만약 어떤 사건이 어떤 흐름의 계기로 작동한다면 그것은 이미 그 사회에 그러한 움직임을 발화시킬 동기가 만연해있음을 보여줄 뿐이다.
 
2007년 미국에서 32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당한 총기사건의 범인이 한국계로 드러났을 때 우리와 미국이 보인 반응의 차이는 컸다. 우리가 주미대사의 금식 제안, 정부의 조문사절단 파견 시도 등 한국계 범인으로 인해 재미교포, 나아가 한국인에 대한 미국인의 적대감이라는 상상된 공포로 전전긍긍할 때, 정작 미국사회는 우리의 제안을 거절하고 극단적 총기사건을 철저히 개인의 문제로 국한해 바라보았다. 한국계 이민자와 한국을 연결하는 대신 그들이 한 일은 당시 학교측이 제때 경고조치를 취하지 않은데 대해 벌금과 유가족에 대한 배상을 판결하는 것이었다.
 
이후로도 몇 차례 미국에서 한국계에 의한 총기사고가 발생했지만 이로 인해 한국인이 집단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위와 같이 외국인이 관련된 사건은 반드시 외국인에 대한 적대의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리사회의 문화적 편협성 정도가 드러난다.
 
이주노동자 개인이 저지르는 강력범죄가 이들에 대한 혐오의 주된 이유가 될 근거는 없다. 외국인 노동자가 강력범죄의 온상이라는 것도 증명된 바 없으며 오히려 부당하게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실제로 외국인 범죄발생비율은 내국인의 범죄발생비율보다 낮다고 한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는 영세한 제조업이나 축산업 등 주로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내국인의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상태이다. 1980년대를 경유하면서 이주노동자의 유입국가가 되었고 결혼이주민 등 국내체류 외국인이 14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리고 이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여 2020년에는 인구의 5%, 2050년에는 9.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외국인에 대한 집단적 낙인과 피해의식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다문화사회라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변화를 어떻게 수용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이주노동자, 결혼이주민, 난민 등은 인권취약계층이다. 이들의 인권은 우리 사회의 또다른 취약계층의 인권을 증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인권의 보호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차별이 사라지고 소수자의 인권이 보장되며 모든 사람의 다양성이 포용되는 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 이것은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의 구현에 이바지하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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