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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콩떡 인권위 [2026.1~2] 가장 일상적인 인권 이야기가 도착하는 곳

 

가장 일상적인 인권 이야기가 도착하는 곳

 

인권상담조정센터에는 매일 다양한 목소리가 도착합니다. 온라인 민원부터 손편지까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문을 두드리죠.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박대현 조사관은 그 이야기들을 가장 먼저 열어보는 사람입니다. 13년째 인권위에서 일해온 그는 인권을 ‘개념’이 아닌,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로 받아들입니다. 이번 말랑콩떡 인권위에서는 일상의 인권이 모이는 곳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한 조사관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가장 일상적인 인권 이야기가 도착하는 곳

시민들이 인권 침해 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인권에 관한 궁금함이나 어려움을 언제든지
토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_ 인권위 오시기 전에 ‘인권’이라는 단어가 선생님께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합니다.
A _ 저에게 인권은 도덕시간에 배우는 하나의 좋은 개념, 그 정도였어요. 와서 많이 배웠죠. 인권이라는 것은 국가가 보장하는 것이고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여러 가지 기본권들, 통신의 자유라든가 신체의 자유라든가 표현의 자유, 여러 가지 영역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Q _ 센터 내에서의 본인의 역할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_ 지금은 손편지를 거의 안 쓰는 시대이지만 인권상담조정센터에는 수많은 손편지들이 옵니다.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연세 있는 어르신들이나 주로 교도소와 정신병원에서 손편지를 써서 보내세요.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서 우체국에 가서 내용증명 스티커를 붙여서 보내시는 분들도 많아요. 출력된 각종 서류를 보내시는 분들도 많아서 우편 접수가 불가피한 경우도 많아요. 더불어 홈페이지나 이메일로도 민원 접수가 가능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경로로 접수되는 민원들을 검토하고 분류하고 처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_ 민원은 어떻게 분류가 되나요?
A _ 사건으로 접수해서 조사를 해야 된다고 판단되면 진정 사건 접수 처리가 됩니다. 저희가 사건 번호를 등록하고 사건철을 만들어서 사건에 적합한 조사 부서로 전달해 줍니다. 그리고 위원회 소관 업무가 아닌 것은 민원 회신을 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몇 조 몇 항에 근거해서 우리 위원회에서 도움 드리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답장을 해 드리는거죠.

 

 

Q _ 그렇게 매일 누군가의 억울함이 담긴 이야기를 보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으신지?
A _ 부담이라기보다는 저희가 도움 드릴 수 없는 민원이 많아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사기를 당하고 고소했지만 재판에서 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창구로 인권위의 문을 두드리는 분들이 많거든요. 저희가 회신을 해도 계속 다시 보내시는 분들이 있어요.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니 답답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죠.

 

 

Q _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시나요?
A _ 저희가 그나마 위로를 드릴 수 있는 것은 얘기를 잘 들어드리는 일인 것 같아요. 그런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루에도 수십 건씩 만나기 때문에 무감각해질 수 있죠. 하지만 그 분이 저에게 말씀하시는 건 처음이잖아요. 아침에 와서, 또 중간중간에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것은 이 분에게는 내가 처음이니까 최대한 잘 들어드리고 친절하게 해야 되겠다. 모든 직원이 그런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일상적인 인권 이야기가 도착하는 곳

 

Q _ 조사관님도 사람이니까 많은 이야기들 속에 지칠 때도 있으실 텐데요, 최근 삶에 활력을 더해주는 일은 무엇인가요?
A _ 최근에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샀습니다. 일하는 중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힘든데요. 주로 점심시간이나 야근할 때는 헤드폰을 쓸 수 있습니다. 모든 소리를 차단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업무를 처리하기도 합니다. 최근에 굉장히 큰 만족감을 얻고 있는 루틴입니다.

 

 

Q _ 사람들이 인권위라는 기관을 멀게 느끼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A _ 저희는 단순히 진정사건이라고 부르지만 평범한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각자의 구체적인 인권 침해 내용을 신고하는 거거든요. 뭔가 신고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결심이 필요하잖아요. 내가 피해를 입었고 억울하다 하더라도 큰 결심이 필요한 것이라서 인권위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장 일상적인 인권 이야기가 도착하는 곳

 

Q _ 상담 센터가 시민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 있나요?
A _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질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더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기관의 업무 수행 중에 만약에 인권 침해를 당하셨다면 저희한테 접수해서 판단을 받아보실 수 있고요. 성별, 나이, 인종 등 19가지 정도의 차별 사유에 근거하여 고용상 또는 서비스 제공에 차별을 받은 경우에도 사건을 접수하시면 조사를 통해 시정 권고를 합니다. 시민들이 인권 침해 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인권에 관한 궁금함이나 어려움을 언제든지 토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_ 편집실
사진_ 전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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