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2017.03] 지금 온라인에서는

일러스트 조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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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온라인에서는 

인권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의 많은 이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우리 모두의 인권 이야기를 해시태그와 함께 소개합니다.

 

01 생리대 인권은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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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온라인에서부터 화제가 되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깔창 생리대’ 사연을 기억하십니까? 한 생리대 제조업체가 생리대 가격을 인상한다는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는 온통 생리대 얘기로 소란했습니다. “여성들의 필수품인 생리대 가격을 올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비판 여론이 불거진 가운데 국민일보의 한 기자가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사용하던 친구가 있었다’는 짧은 댓글 한 줄을 주목해서 취재하고 기사화하면서 저소득층 소녀들의 현실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기자는 처음에 ‘아프리카도 아니고 국민소득 3만 불을 앞둔 대한민국에서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 쓴다니 뭐 이런 댓글이 다 있나’하는 생각에 그냥 넘기려고 했답니다. ‘생리 기간이면 일주일간 결석하고 수건을 깔고 누워 있었다’, ‘신문지와 화장지를 돌돌 말아 해결하곤 했다’는 경험담은 사실 믿기 힘든 이야기입니다.


‘깔창 생리대’로 우리나라 ‘생리대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선진국을 포함한 해외 국가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영국은 지난 3월 말 ‘양말 생리대’ 논란으로 한바탕 시끄러웠습니다. 영국 북부 리즈 지역의 저소득층 10대 학생들이 생리기간 동안 학교를 결석하고 ‘양말 생리대’로 견딘다는 것입니다. 케냐 등 아프리카의 경우 상황은 훨씬 심각합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아프리카 소녀 10명 중 1명은 생리 때문에 결석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사춘기가 시작되자마자 아예 자퇴하는 여학생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깔창 생리대’ 논란이 불거진 이후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합쳐 저소득층에 여성용품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아직 공식 예산 확보조차 되지 않은 임시방편 조치에 불과합니다. 지난 1월에서야 예산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작해 이르면 내년 생리대 지원 예산이 확보될 전망입니다. 생리대가 없어 지옥 같은 생리 기간을 보내는 소녀들이 한 명도 남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지원과 조치가 하루 빨리 이루어 지길 고대합니다.

 

#깔창 생리대 #생리 결석 #생리대 인권 # 생리대 여전히 비싸요

 

 

02 고령화 시대, 치매 간병은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해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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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이르면 올해, 늦어도 2018년이면 65세 이상의 인구가 국민의 14% 이상인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됩니다. 노인인구의 증가가 급속화 될수록 필연적으로 대두되는 문제가 바로 ‘간병’입니다. 최근의 보도에 따르면 국내에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환자는 약 72만 명이며, 노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치매로 인한 고통 및 사회적 문제는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들을 간병하는 건 오롯이 가족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본인 자신도 환자이면서 치매환자인 배우자를 10년 넘게 돌보는 노인이 많습니다. 치매 부모를 간병하는 자식들의 나이도 건강과 경제력이 줄어든 장년 이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간병으로 인해 가족들은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을 호소합니다. 전문가들은 부정적 심리상태가 지속되면, 극단적인 경우 간병자살 및 간병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간병에 쏟는 비용 및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환자를 돌봐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보호자는 경제활동 시간을 줄이거나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이는 가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는 ‘간병 파산’, 간병하는 보호자의 삶마저 무너트리는 ‘가정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간병을 더 이상 가족에게만 맡겨 둘 수 없는 이유입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보호자가 아닌 간호사 중심의 간병 체계가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보다 10년 앞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일본은 1994년부터 사적 간병을 없애며 공적 영역의 시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간병 문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통해 환자에게 24시간 전문 간호 인력을 제공하는 서울의료원, 그리고 경상북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치매보듬마을’ 사업이 그것입니다. 모두 환자와 보호자 등에게 높은 만족감을 주고 있고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호 인력 수급 문제로 전체 의료기관의 20% 정도에서만 제공하고 있고, 마을 공동체 내에서의 도움은 외부와의 관계가 단절된 도심 속 독거노인의 고독사와 자살 등의 문제까지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노인인구 700만 명 시대를 맞이한 국가 차원에서의 제도적 지원 및 확대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고령화 시대 #노인 간병은 #국가차원에서


‘치매’라는 단어에는 ‘미치고 어리석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어 일본에서는 인지증, 홍콩에서는 뇌퇴화증으로 대체하여 부르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논의 중에 있다.

 

 

03 국민의 손으로 알바근로보호법이 발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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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


어느 프랜차이즈 도시락업체 매장에 붙은 ‘공정 서비스 권리 안내’라는 안내문의 내용입니다. 2년 전 화제가 되었던 글이 최근에 MBC 예능프로그램<무한도전>에 소개되면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안내문은 계속해서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존중 받아야 할 훌륭한 젊은이들이며 누군가에는 금쪽같은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무한도전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이 원하는 법을 함께 만들어보는 취지로 ‘국민의원’ 특집를 기획해 방송했습니다. 그리고 이 특집에서 많은 박수를 받았던 청년주거지원법, 아동학대처벌강화법, 알바근로보호법 등 6가지 법안을 출연 국회의원 5명과 함께 국회에 발의하기로 했습니다. 이 노력이 성과를 거두어 알바생을 보호하는 법안이 꼭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무한도전 #국민의원 #국민이 원하는 법을 함께 만들다

 

 

04 세월호 희생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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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회는 세월호 사고 때 학생들을 구조하다 숨진 기간제 교사들의 순직을 인정하라는 권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간 인사혁신처는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순직 인정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인권위는 인사혁신처장에게 기간제 교사와 비공무원도 순직이 인정 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국회의장을 상대로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심의 등 입법 조처를 통해 숨진 기간제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라고 의견 표명을 했습니다.


동시에 인권위는 법령을 적극적으로 해석할 경우 기존 공무원연금법으로도 순직 인정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15년 4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이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인권위는 “순직은 본인과 유족에게 경제적 보상 이상의 존엄한 명예로서 가치가 있다”며 “비공무원이 국가에 고용돼 공무수행 중 사망했는데도 순직 처리를 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권위의 권고대로 세월호 사고 때 희생자인 김초원·이지혜 교사의 순직이 인정되어 그 분들의 의로운 죽음에 아주 조금이라도 보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권고 #존엄한 명예 지켜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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