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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사람 [2018.01]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마틴 루서 킹

글 유시현

 

미국의 1월 세 번째 월요일은 공휴일이다.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을 추모하기 위한 날로 그의 생일인 1월 15일에도 특별 추모 행사가 열린다. 한 사람을 위한 추모의 공휴일. 그의 어떤 면이 이런 날을 만들었을까?

 

마틴 루서 킹 동상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 나라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진리를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이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피부색이 만든 차별
미국의 남북전쟁 이후 노예제도는 폐지되었지만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1960년대에도 차별은 극심했다. 흑인은 백인과 같은 시설을 사용할 수 없었다. 심지어는 물조차 흑인이 마시는 물을 따로 표시해두었고 ‘흑인과 개는 사절’ 같은 문구를 단 상점을 보는 일도 어렵지 않았다. 대중교통인 버스에서도 앞 네 줄은 백인만이 앉을 수 있었다. 1955년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가 이 앞자리에 앉아있다가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며 본격적인 흑인 인권 운동이 시작되었다. 문제가 된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흑인들은 집단 파업과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을 시작했는데 이때 구성된 연합체의 의장이 마틴 루서 킹 목사다.

 

많은 박해가 있었지만 결국 1956년 미국 대법원은 버스의 인종 차별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그간 마틴 루서 킹은 자택이 폭파되는 등 살해 위협을 견뎌냈고 결국 흑인 인권 운동의 중심이 되었다. 그가 인권 운동의 방법으로 선택한 길은 비폭력주의였다. KKK단 같은 직접적인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같이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힘을사용하고자 했다. 동시대를 산 맬컴X는 자기방어를 위한 폭력은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는 오늘날까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마틴 루서 킹

 

아직도 유효한 꿈
지금 이 글에서 마틴 루서 킹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흑인인권운동사를 정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가 원했던 것은 차별이 없는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차별금지법이 입법 예고된 지 10년이 지났다. 아직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성적지향’ 때문이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성소수자를 반대할 수 없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한다. 성소수자는 차별할 수 있도록 빼달라는 것일까?


세상에 차별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 아이라고 차별해서는 안 되며, 늙었다고 차별할 수 없다. 너무 말랐다고, 너무 뚱뚱하다고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이 얼마나 간단하고 쉬운 명제란 말인가. 문명의 발달이 세상을 빠른 속도로 편하게 하고있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은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아닐까? 설상가상으로 요즘은 차별이 알게 모르게 심해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뚱뚱한 사람은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해서 체중이 늘었으니 정신 차리라고 비난하는 것이 마치 그를 위하는 일인 것처럼 포장된다. 어떤 노동자들은 ‘너 나중에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는 말을 들어도 공부 안하고 게으르게 살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차별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면서 자신의 차별을 정당화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 나라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진리를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이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이 한 구절이 반백 년이 넘은 지금 이렇게 가슴에 사무칠 일인가.02

 

화면해설.

이 글에는 마틴 루서 킹의 조각상과 사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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